차 도구의 선별 및 추출 <4>
■ 고급 녹차 : 고급 녹차라고 하면 한국의 경우 우전 같은 첫물차, 일본의 옥로, 중국의 용정차를 들 수 있는데, 이 차들은 잎이 어리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시유가 된 치밀한 경질의 자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녹차의 수색이 표현될 수 있게 백자가 좋으며 찻잎을 보기 위해서 유리를 사용해도 좋다.
■ 일반 녹차(綠茶) : 일반 녹차는 어느 재질을 사용해도 무난하다. 맛이 고급 녹차에 비해 쓴맛이 좀 더 있기 때문에 유리나 경질의 자기보다는 좀 투박하면서 태토의 느낌도 살아있는 분청이 좋다. 분청의 경우에 오래도록 사용하다 길이 잘 들고 찻물도 베어 멋스러워져 아름답다.
■ 전차 : 증제한 녹차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전차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차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증제차 특유의 비릿한 듯 쌉싸래한 맛을 느끼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 백차 : 중국에서만 생산되는 백차는 아주 어린 싹만을 모아 만들기 때문에 차의 탕색이 옅어서 순백색의 자기가 어울린다. 하얀색 솜털이 반짝이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문양이 단순한 백자 개완을 사용해도 좋다.
■ 황차 : 중국의 황차는 일반적으로 유리나 문양이 있는 도자를 사용한다. 군산은침의 경우 물을 부우면 찻잎이 죽순처럼 뾰족하게 세워지기 때문에 이것을 감상하려면 투명한 유리 개완이 좋다.
■ 청차 : 향이 풍부한 청차는 질 좋은 자사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향이 뛰어난 고급 오룡차의 경우 두 개의 잔을 이용해 맛을 보고 향을 맡는 품명배와 문향배를 사용하거나, 쌍층다반에 작은 개완과 품명배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오룡차 경질의 백자 다호를 사용해도 된다.
■ 홍차 : 맛과 향이 가장 깊은 홍차는 어떤 다구를 사용해도 그 나름대로 맛이 있다. 차의 특성에 따라 자사, 백자, 유리 등 모든 다구를 활용하는데 보통 유럽에서 마시는 홍차의 경우에는 본차이나와 같은 경질자기에 우리는 것이 색도 아름답게 볼 수 있어 좋다. 중국 공부홍차는 자사호를 사용하면 된다.
■ 흑차 : 오랜 시간 발효가 된 흑차는 보이차가 그 대표가 되는데, 성숙한 맛과 향을 내는데는 자사호가 으뜸이다. 자사호는 내열성이 뛰어나 숙성된 흑차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에서 생산된 다관에 우리면 맛이 너무 순해서 흑차의 순수함을 느낄 수 없음을 주의해야 한다.
■ 기타 : 한국의 발효차 황차는 어느 재질의 차도구를 사용해도 그 맛과 향이 좋다. 계절별로 많이 즐기고 있는 꽃차들은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유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꽃이 큰 경우에는 푼주 같이 커다란 찻그릇을 이용하여 우리고 대나무 포자를 이용하여 잔에 따라 마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