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울산 간절곶 등 설레는 해돋이·해넘이 축제

아기 달맞이 2009. 12. 27. 00:41

매일 뜨고 지는 해도 그날 거기선 다르다

울산 간절곶의 일출 장면. 2010년 1월 1일 오전 7시31분26초에 해가 뜰 것으로 예보됐다. 이곳에선 31일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번도에 새벽이 온다’는 주제로 다양한 해맞이 축제가 펼쳐진다. [뉴시스]
기축년 올 한 해는 무엇을 남겼나. 다가올 경인년 범띠 해에는 어떤 설계도를 펼칠까. 매일 뜨고 지는 태양도 연말연시가 되면 인생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마력으로 다가온다. 해돋이·해넘이가 아름다운 명소에서 또 다른 나에게 깊은 속사연을 담아 편지 한 장을 띄워 보자.

울산 간절곶은 독도를 제외하고 한반도에서 새해 첫날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다. 기상대는 2010년 1월 1일 일출시각을 오전 7시31분26초로 예보했다. 울산시와 울산MBC는 ‘간절욱조 조반도(艮絶旭肇 早半島·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를 주제로 특색 있는 해맞이 행사를 연다. 31일 오후 7시부터 초청가수 공연 등 5부에 걸친 축제를 이어가다 ‘화호점정(畵虎點睛)’ 이벤트로 대미를 장식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뜻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끝냄)에 빗댄 화호점정은 행사 참여자 2010명으로부터 소망을 적은 편지를 모아 가로 5.5m, 세로 3.5m의 대형 호랑이 모양의 모자이크를 만든 뒤 일출시각에 맞춰 마지막 관광객이 호랑이 눈을 붙여 그림을 완성하는 행사다. 밤하늘의 별자리를 찾아보는 ‘별빛 체험관’은 22일 이미 개관, 다음 달 10일까지 간절곶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포항 호미곶은 지리적으로 호랑이 모양 한반도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곳이다. 2000년 밀레니엄 행사를 연 해맞이 명소다. 갈매기들이 수평선 위에 솟은 태양 속으로 날아가는 장면이 장관이다. 해맞이 뒤에는 2만 명분의 가마솥에서 끓인 떡국을 나눠 먹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한반도 최남단 해남 땅끝마을에선 31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해넘이·해맞이 축제를 한다. 거북선 모양의 유람선 ‘울돌목 거북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선상에서 일출을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해안에선 바다를 배경으로 지는 해와 떠오르는 해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새해 개방을 앞두고 있는 세계 최장(33㎞)의 새만금 방조제, 서해 노을이 환상적이어서 ‘낙조마을’로 꼽히는 강화도 버드러지 마을과 당진 왜목마을 등지가 명소로 꼽힌다. 동해안이나 서해안으로 떠나지 못하는 도시인이라면 온달장군의 전설이 서린 서울 아차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지를 찾아 추억거리를 남길 수 있다.

이기원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