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천년의고찰 선운사

아기 달맞이 2009. 9. 26. 21:18

9월1일 ~ 10월 7일 (매일출발)
고창/선운사/상사화(꽃무룻)/도솔암/학원농장


[선운사]
선운사는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도솔산(兜率山)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이다.
도솔산은 선운산(禪雲山)라고도 하며, 조선 후기 선운사가 번창할 무렵에는 89개의 암자와 189개에 이르는 요사(寮舍)가 산중 곳곳에 흩어져 있어 장엄한 불국토를 이루기도 하였다. 도솔산 북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선운사는 김제의 금산사(金山寺)와 함께 전라북도의 2대 본사로서 오랜 역사와 빼어난 자연경관, 소중한 불교문화재들을 지니고 있어 사시사철 참배와 관광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눈 내리는 한겨울에 붉은 꽃송이를 피워내는 선운사 동백꽃의 고아한 자태는 시인ㆍ묵객들의 예찬과 함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선운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신라 진흥왕이 창건했다는 설과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고승 검단(檢旦, 黔丹)선사가 창건했다는 두 가지 설이 전하고 있다.

첫 번째 설은 신라의 진흥왕(재위기간 540∼576)이 만년에 왕위를 내주고 도솔산의 어느 굴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이때 미륵 삼존불이 바위를 가르고 나오는 꿈을 꾸고 크게 감응하여 중애사(重愛寺)를 창건함으로써 이 절의 시초를 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곳은 신라와 세력다툼이 치열했던 백제의 영토였기 때문에 신라의 왕이 이곳에 사찰을 창건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시대적ㆍ지리적 상황으로 볼 때 검단선사의 창건설이 정설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단스님의 창건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본래 선운사의 자리는 용이 살던 큰 못이었는데 검단스님이 이 용을 몰아내고 돌을 던져 연못을 메워나가던 무렵, 마을에 눈병이 심하게 돌았다. 그런데 못에 숯을 한 가마씩 갖다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이 낫곤 하여, 이를 신이하게 여긴 마을사람들이 너도나도 숯과 돌을 가져옴으로써 큰 못은 금방 메워지게 되었다. 이 자리에 절을 세우니 바로 선운사의 창건이다. 검단스님은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雲]에 머무르면서 갈고 닦아 선정[禪]의 경지를 얻는다" 하여 절 이름을 '禪雲'이라 지었다고 전한다.
또한 이 지역에는 도적이 많았는데, 검단스님이 불법(佛法)으로 이들을 선량하게 교화시켜 소금을 구워서 살아갈 수 있는 방도를 가르쳐주었다. 마을사람들은 스님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해마다 봄ㆍ가을이면 절에 소금을 갖다 바치면서 이를 '보은염(報恩鹽)'이라 불렀으며, 자신들이 사는 마을이름도 '검단리'라 하였다. 선운사가 위치한 곳이 해안과 그리 멀지 않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염전을 일구었던 사실 등으로 미루어보아, 염전을 일구어 재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검단스님이 사찰을 창건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상사화 꽃무룻]
상사화는 석산 또는 꽃무릇이라 불리기도 하는 수선화과의 꽃으로 그 붉기가 동백꽃에 뒤지지 않는다.
봄에 선명한 녹색 잎이 구근의 중앙을 중심으로 양쪽에
마주 붙어나지만 꽃을 보지 못하고 6월경에 말라 버린다. 꽃은 잎이 말라 없어진 다음 7~8월에 꽃대를 내어 피운다.
이처럼 상사화는 마치 사랑의 숨박꼭질을 하는 연인 마냥 잎이 나오면 꽃이 지고, 꽃대가 나오면 잎이 말라 버리는,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슬픈 인연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이름도 상사화이며, 꽃말도 '이룰수 없는 사랑'이다.

8~9월이면 선운사 일대와 마애불이 있는 도솔암까지 3km에 이르는 골짜기 주변에서 피어 장관을 이루는 선운산의 또 하나의 명물이다.
이 상사화에는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
옛날 한 처자가 선운사에 며칠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스님 한 분에게 연모의 정을 느껴 그만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다.
시름시름 앓던 그 처자는 결국 죽고 말았고, 그 처자가 죽은 무덤 근처에 하나 둘 꽃이 피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 꽃이 상사화 (꽃무릇)라고 한다. 그 죽은 여인이 상사화로 다시 피어났다는 이야기이다

상사화는 우리나라, 일본, 대만 등에 많이 분포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백양꽃, 석산, 상상화, 개상사화, 흰상사화 등 5개종이 중부 이남에 많이 자생하고 있고, 종류에 따라 피는 시기는 다르지만 보통 7~10월까지 4개월 동안 빨강, 노랑, 주황, 하양, 분홍색 등 5가지의 화려한 색으로 핀다.
선운사의 상사화는 새벽녁엔 핏빛이라 칭할만큼 붉은 것이 특징이며, 매년 9월 중순경쯤엔 만개하여 아름다운 불세계를 이룬다.

[18만평 메밀꽃 축제]
18만평의 메밀꽃은 장관이며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촬영장이기도 했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하얀 꽃송이로 뒤덮인 메밀밭은 가을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메밀꽃이라면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강원도 봉평이 그동안 독보적이었지만, 요즘고창 메밀밭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9월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농장 17만평 중 12만평이 소금을 뿌린 듯 새하얀 메밀꽃으로 뒤덮인다. 주변 농가에서도 메밀을 심은 덕분에 관광객이 메밀꽃을 감상할 수 있는 면적은 18만평에 이른다. 전국 최대 규모의 메밀꽃밭인 셈이다. 남도 특유의 끝없이 펼쳐진 부드러운 구릉을 가득 메운 메밀꽃은 봉평의 그것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메밀은 보통 7월 말에 파종한다. 파종한 뒤 한달쯤 지나면 꽃이 피기 시작해 20~30일간 만개한다. 여기 농장에서는 이같은 생장속도를 감안해 10월 중순까지 메밀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차를 두고 파종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본관 앞 8천평 크기의 밭에서는 20일정도까지 메밀꽃이 절정을 이룬다. 메밀꽃은 꿀이 많은 밀원식물이라서 멀리서도 꿀향기가 진동하기 때문에 메밀꽃밭을 헤치고 들어가서 산책을 하면 심신이 황홀해지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 농장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없고, 상업시설도 적은 편이라서 부담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9월 초순 농장을 찾는 관광객은 해바라기꽃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봄철의 청보리, 가을철의 메밀꽃이 자리를 잡은 뒤 여름철 볼거리를 제공할 작물을 찾은 끝에 해바라기를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