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처럼

효재” 그녀의 살림법이 무엇이기에

아기 달맞이 2009. 3. 23. 01:39

 효재” 그녀의 살림법이 무엇이기에.....

지상파 편성담당자들 - 방송의 공공성을 이야기 할 때

 

지난 6월 11일 KBS1의 수요기획을 통해 <효재, 이사가는 날>(제작 : 리스프로)이라는 타이틀의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그리고 2개월여가 지난 8월 29일 금요일 밤 <자연주의, 즐거운 살림법>(제작 : MBC)이라는 프로그램이 MBC스페셜을 통해 방영됐다.

 

이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나는 KBS1을 통해 또 하나는 MBC를 통해 방영된 이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바로 주인공 김효재라는 한복디자이너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그녀의 집안 이사에 관한 이야기를 대한민국 두 지상파 방송에서 차례로 한번은 이사과정을 두 번째는 이사 한 이후의 모습을 방영했다는 점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KBS1 수요기획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을 통해 김효재씨가 그동안 살던 집에서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가는 이야기를 다뤘고 MBC스페셜에서는 이사 후 새롭게 살림을 정리하고 새 삶을 시작하는 김효재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는 점이다.


두 프로그램은 김효재씨의 이사과정을 빌미로 그녀의 <살림법>에 초점을 뒀다. 그럼으로써 그녀의 사적인 이사에 대한 이야기를 그녀가 가진 독특한 또는 특별한 살림방법을 내세워 시청자들에게 주관적 사실을 객관화 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과연 김효재 그녀가 실천하고 있는 “살림법”이라는 것이 KBS1과 MBC 대한민국 두 지상파의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다뤄야 할 만큼 시청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로써 작용하는 것일까?  이 부분은 시청자뿐 아니라 제작진이 먼저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6월 11일 방영된 수요기획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동안 김효재씨가 살던 집을 정리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간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지난시간 살았던 집을 정리하면서 그녀가 실천하고 있는 독특한(?) 살림법 (선물 보자기 싸기 등)을 몇 가지 소개하고 평소 친분이 있는 연예인이 방문하여 새로 이사 갈 곳 등을 함께 살펴본다.

 

 

그리고 MBC스페셜에서는 새롭게 이사 온 집에서의 손님을 초대해 남편인 임동창씨와 함께 작은 콘서트를 열어 함께 새집에서의 삶을 소개한다. 물론 여기에서도 그녀의 특기인 선물 보자기 싸기는 빠지지 않는다.


한복디자이너 김효재씨는 작곡가이자 국악피아니스트인 임동창씨의 부인이다. 그리고 그녀의 살림법 혹은 생활에 관한 내용은 그동안 몇 권의 책으로도 소개가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에서 인지 유명 연예인과의 친분도 꽤 있는 편이고 방송에서 역시 탤런트 전인화, 이휘향씨가 등장한다. 또한 MBC스페셜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에서는 아예 전인화씨가 내레이션을 맡기까지 했다.


그럼 이쯤에서 과연 김효재 그녀가 가진 살림법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지상파 두 개 채널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소개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겠다.


두 프로그램에서 공통으로 소개하는 그녀 살림법의 특징은 바로 “자연주의”, “환경주의” 생활방식이다. 그리고 그녀의 특기이기도 한 “보자기 싸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이 이외에는 그녀와 관계를 함께하는 연예인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가 전부다. 물론 방송에 소개된 모든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나 전체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그리 새롭거나 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1과 MBC에서 그녀의 이사 과정 전후 내용을 사이좋게 나누어 방송했다는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주인공 김효재 그녀의 특별한 무엇인가가 지상파 양사의 제작스텝 혹은 편성담당자들에게 어떤 이끌림을 제공했다는 점이 분명하다.

 

 

 

필자는 일주일이상 이 <이끌림>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면서 두 편의 프로그램을 계속 되돌려가며 시청했지만 특별한 이끌림을 발견해내지 못했다. 그저 단순히 한 개인의 이사하는 광경에 지나지 않으며 그녀의 보자기 싸기는 이미 발행된 책으로나 각종 잡지에 소개된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독립제작사에서 힘들게 제작한 프로그램이 KBS1의 수요기획과 MBC스페셜에 방송되기 위해서는 편성 담당자들과의 많은 접촉은 물론 방송 내용의 특별함이 전재되어야만 가능한 일인데 어째서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한복디자이너 김효재 개인의 사적인 이사와 살림법에 관한 이야기는 불과 두 달여의 시간차이를 두고 방송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이사전(移徙前)의 모습과 이사후(移徙後)의 과정을 하나씩 나누어 KBS1 수요기획과 MBC스페셜에서 사이좋게 방송이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어 필자의 뇌리 속에 오래도록 남겨져 있을 듯하다.


지상파방송의 프로그램은 여타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등에 비해 더욱 공정해야 하며 공공성을 고려한 방송을 해야 할 의무를 방송법과 그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각 방송사는 그것을 준수하려 노력해야 하며 극히 일부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특정집단 및 개인의 이익을 훼손해서도 또는 도움을 위한 수단으로서 작용해서도 안 된다.


영상제작 업계에서 말하는 소위 <빨아주기>식으로 김효재 라는 개인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분명 그것은 공익방송 특히 지상파 방송이 준수해야 할 방송법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일 수도 있음을 제작자와 편성 담당자들은 인지해야 하며 충분한 해명의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