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초봄에 만나 새잎을 피웠고
뜨겁던 여름을 지났는가 싶더니
어느덧 갈색가을의 길 모퉁이에 서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왜 이리도 시간은 잘도 가는지
붙잡아 가지 안는다면 잠시 꼭 잡고 싶어집니다
한 시간과 하루의 길이가
언제나 똑같은데
1년이 더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춘향전의 한 구절처럼
'몽둥이 들고 지켜도 못 막고,
철사줄로 동여매도 잡지 못하는' 것이
가는 세월입니다.
아직도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은데
또 해보고 싶은 일도 많은데...
여자든 남자든 일단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서 부터 자기 자신을 챙기는
여유를 갖기란 살면서 쉽지 않았습니다
당장 현실적인 문제들이 눈앞에 쌓여있고
손길이 필요한 가족들이 있는 상황에서
나를 우선적으로 하긴 참 어려웠지요
어머니로 아내로 한 여자로
이 세상 살아 간다는 일이 어디 수월하던가요
님들
살다보니 후회해야 할 일도 많았고
많은 인연들이 찾아왔다
기약도 없이 떠나고
세월이 갈수록 더욱더 삶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쉬움자락 깔고 가을의 중턱에서 나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돌아 본다면
살아온 과정들이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비쳐 질 수 있도록 생활하고 싶었는데 .
헛된 망상에
시간을 허비했던일 들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남은 생은 아직 흘러가지 않은 남은 세월의 강물을 더욱더 알차게
뜨겁고 아름답게 흘러 보내도록 노력하는 물안개가 되고 싶습니다
자신있게 살수있는 여성으로 엄마로 아내로 ...
살려면
이 가을에 일상을 잠시 탈출하는 황홀한 여행을
다녀 와야 할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세월의 속도 보다는
어떻게 보람있게 살아가는 방향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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