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방

茶 더하기 茶, 가을을 데우다

아기 달맞이 2014. 10. 27. 17:20

티마스터들이 알려주는 차 즐기는 법

'차(茶)는 액체로 된 지혜'. '컬러퍼플'을 지은 미국 소설가 앨리스 워커가 남긴 유명한 말이지요. 프랑스 속담에도 '차는 한잔의 인생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지혜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인생이 되기도 하는 한잔의 차. 스산해지는 가을날, 나에게 차 한잔의 지혜를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요? 다도(茶道)는 모르지만 차를 맛있게 즐기고 싶다는 분들에게 명차 티마스터들이 귀띔합니다. 가을 차 맛있게 즐기는 법.


	(왼쪽부터) “환절기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가 좋죠” -'오설록 티하우스' 손국희 티마스터 / “차의 품질만큼이나 물맛도 중요합니다” -'TWG 티 살롱&부티크 서울' 김하연 티마스터 / “물의 온도와 우려내는 시간을 지키세요” -'로네펠트 티하우스' 박혜준 티마스터
(왼쪽부터) “환절기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가 좋죠” -'오설록 티하우스' 손국희 티마스터 / “차의 품질만큼이나 물맛도 중요합니다” -'TWG 티 살롱&부티크 서울' 김하연 티마스터 / “물의 온도와 우려내는 시간을 지키세요” -'로네펠트 티하우스' 박혜준 티마스터

홍차류 90~95℃의 물에 3분 우리면 맛있어

"가을에는 홍차나 홍차를 베이스로 한 블렌딩 티(blending tea, 2가지 이상의 성분을 조합한 차)들이 좋지요. 녹차가 산뜻한 맛이라면 홍차는 묵직하고 부드러운 맛이라 가을과 잘 어울려요. 홍차류는 90~95℃의 물(300mL)에 작은 숟가락으로 한 개 분량(약 3g)의 찻잎을 넣고 3분 정도 우리면 맛있습니다."

독일의 명차 '로네펠트'의 차를 맛볼 수 있는 로네펠트 티하우스 판교점의 티마스터 박혜준(25)씨는 "가을에 인기 있는 허브차는 90~95℃의 물에 5분 정도 우리면 맛있다"고 덧붙인다. 단, 녹차는 고온에 우리면 찻잎이 익어 영양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에 75℃의 물에 2분 30초 정도 우리는 게 알맞다고. 박씨는 로네펠트 차 중 '플럼앤시나몬' '상그릴라' '아이리시크림' 등(이상 1잔 6000원, 100g 2만9000원)을 가을에 마시기 좋은 차로 꼽았다. 플럼앤시나몬은 과일향이 나면서도 계피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차로 환절기에 즐겨 마시기 좋다. 꽃향을 좋아한다면 상그릴라를, 달콤하면서도 아이리시 위스키의 부드러운 느낌을 좋아한다면 아이리시크림이 괜찮다. 박씨는 "다만, 홍차는 카페인 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하루 3잔 이상, 저녁 시간대에는 음용을 피할 것"을 권한다. 홍차는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느껴져 디저트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박씨는 "플럼앤시나몬은 캄파뉴나 바게트와 같이 향 없는 빵류와, 상그릴라는 달콤한 쿠키류와, 아이리시크림은 커피향이 느껴지는 카카오시폰케이크류와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뜨겁게 마시기보다 약간 식힌 후 마셔야

"차는 종류마다 우리는 시간과 물의 온도에 따라 차맛이 달라지는데 차의 품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물입니다. 최상급 정수를 사용해야 차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요." 싱가포르의 명차 'TWG 티'의 차를 맛볼 수 있는 'TWG 티 살롱&부티크 서울'의 티마스터 김하연(28)씨는 차의 품질만큼이나 물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TWG 티 살롱&부티크 서울에선 여섯 번 정수한 pH6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잎차로 차를 우릴 때는 2~3분 적당히 우린 후 바로 걷어내는 것이 좋아요. 그대로 두면 떫은맛이 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김씨 역시 가을에 즐기기 좋은 차로 홍차와 홍차를 섞은 블렌딩 티를 추천한다. TWG 티 차 중에선 '싱가포르 브렉퍼스트(100g 5만6000원)' '우드나이트(100g 12만4000원)' '나폴레옹(100g 5만6000원)' 등이 가을에 마시기에 좋다고. 이 중 우드나이트는 홍차에 침향나무 진액이 결정 형태로 들어 있는 차로 환절기 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따뜻한 물에 넣으면 침향나무 결정이 녹으면서 침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특징이다. 싱가포르 브렉퍼스트는 계피 성분이 들어 있어 계피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이에 비해 나폴레옹은 홍차에 캐러멜 결정이 들어 있어 달콤한 맛이 난다. 특히 나폴레옹은 우유와 잘 어울려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기에 좋은 차로 꼽힌다고. 김씨는 "고급 찻잎으로 우린 차는 너무 뜨겁게 마시기보다 90~95℃일 때 마시면 섬세한 맛과 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환절기엔 귤차나 귤 블렌딩 티도 좋아


	[표] 명차 맛볼 수 있는 공간

 

"환절기에는 손발이 차가워지고 혈액순환이 안 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이럴 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가 좋습니다. 비타민 C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귤차의 경우 감기 예방과 치료, 피로해소에 도움 되지요." 오설록의 차를 맛볼 수 있는 오설록 티하우스 삼청동점의 티마스터 손국희(27)씨는 '가을 차'로 귤차와 발효 녹차를 섞은 블렌딩 티를 추천한다. 발효 녹차와 귤차를 섞으면 떫은맛은 완화되고 한결 부드러운 맛이 난다고. 과일에 따라 차를 우리는 시간이나 물의 양이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과일차의 경우 90~95℃의 물(200~300mL)에 작은 숟가락으로 2개 분량의 찻잎을 넣고 농도 기호에 따라 3~8분 우리는 게 맛있게 마시는 비결이다. 오설록의 차 중 '삼다연제주영귤차(1잔 6000원, 10개 1만5000원)'는 녹차 잎을 삼나무통에 숙성시킨 후 발효해 만든 '삼다연'에 귤 중에서도 비타민 C가 레몬의 1.5배가량 함유된 제주 영귤 에센스를 넣은 블렌딩 티다. 손씨는 "삼다연제주영귤차는 삼다연과 귤피에 제주 영귤 에센스가 결정체 형태로 들어 있어 2분 정도만 우려도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