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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일 권장 수면시간은 7~8시간… 자도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질환' 의심해야

아기 달맞이 2014. 7. 30. 10:00

수면名醫가 권하는 '올바른 수면법'


	자명종

 

오랜 시간 자고 일어났는데도 개운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피곤한데도 잠자리에 들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한해 30만명에 달하고 있다. 수면장애의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수면의학 전문가 양광익 순천향대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나 수면장애 극복법과 올바른 수면법을 들어봤다. 

춘곤증의 계절이 지났는데 여전히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지진 않는가. 큰맘 먹고 오랜 시간 자고 일어났는 데도 개운하지 않을 때가 있다. 평소 피로가 누적돼 있거나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직장인의 경우 잠만 잘 자도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양광익 교수는 “성인의 일일 권장 수면시간은 7~8시간”이라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안전사고나 실수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전날 미국수면학회 참석차 출장을 다녀온 양 교수 역시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양 교수는 “뇌 및 신체 활동에 대한 피로를 회복시키고 호르몬 생성이 조절되는 과정이 수면인데 잠을 잘 못자면 신체 생리의 불균형으로 순환기계·소화기계 장애, 근골격계 피로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주중 수면시간과 주말 수면시간 2시간 이상 차이나지 않는 것이 좋아

현대인들은 올바른 수면 습관을 갖고 있을까. 양 교수는 “수면 습관의 작은 변화가 일상생활에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잘못된 습관 중 하나는 주중에 부족했던 잠을 주말에 몰아서 보충하는 것이다. 미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중 수면시간과 주말 수면시간이 2시간 이상 차이나는 사람들은 수면 습관에 문제가 있거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분석됐다. 양 교수는 “주말에 2시간 이상씩 더 자는 사람은 평소에 그만큼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주중에 수면이 부족한 상태로 있는 것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주간 수행 능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말에 주중보다 3~4시간 이상을 더 자면 신체의 바이오리듬이 깨질뿐더러 ‘사회적 시차증(social jet-lag)’이 발생한다. 사회적 시차증이란 주중보다 주말 내지 휴일에 과도한 잠을 잘 경우 일상생활로 돌아갈 때 마치 시차 장애와 같은 피로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휴일에 3~4시간 더 자면 월요일에 마치 3~4시간 시차 차이가 나는 나라에서 돌아온 듯 느끼는 것이다. 양 교수는 “평소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주중에 업무를 가급적 빨리 마치고 30분~1시간 정도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주말엔 1~2시간 정도 잠을 보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낮잠을 통해 주중 수면 시간을 보충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낮잠은 20~30분 정도가 적당하며 오후 3시 이후로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급적 누워서 자는 것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의자에 기댄 채 자야 할 경우 목 베개나 가슴 베개, 등받침 쿠션 등 자세를 편안하게 해주는 수면 용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근육통이나 어깨,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TIP 참조)

양 교수는 낮 동안 졸음이 과도하게 밀려오는 경우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수면 부족’이다. 평균적으로 성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7~8시간인데 4~5시간 정도밖에 못 잔 경우다. 물리적인 시간의 양이 원인이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면 해결된다. 두 번째 원인은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면장애다. 양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氣道)가 막혀 호흡이 정지되는 상태를 말한다”며 “일반적으로 4~5% 정도가 수면무호흡증을 겪고 있다. 단순 코골이를 포함하면 2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수면의 단계는 비(非)렘수면(NREM·non-rapid eye movement) 단계와 렘수면(REM·rapid eye movement) 단계로 나뉜다. 렘수면은 어느 정도 깊은 단계의 수면으로 이 단계에 우리가 꿈을 꾼다고 알려져 있다. 비렘수면은 얕은 잠인 1단계부터 깊은 잠인 3단계로 나뉘는데 각성 상태에서 비렘수면 단계를 거친 뒤 가장 깊은 단계인 렘수면 상태에 들어선다. 7~8시간 잠을 잔다고 하면 이 과정은 5번 정도 반복된다.

양 교수는 “수면장애인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깊은 잠의 단계인 3단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얕은 잠의 단계(1~2단계)에 머물기 때문에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이란 잠자는 동안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면서 숙면을 방해하는 수면장애다.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5.4%가 이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면장애는 다른 질환에 비해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하지만 성장통, 산후통, 허리디스크, 관절염, 하지정맥류 등으로 오인해 실제 진단률은 낮은 편이다. 양 교수는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검사자의 수면의 모든 단계, 호흡 상태, 심장박동, 수면 중 팔 다리 움직임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광익 교수가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양광익 교수가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환자는 이 검사를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주말 1~2시간 보충 수면이 고혈압 위험도 낮춰

잠을 잘 못자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 양 교수는 “평균 수면시간이 5~6시간 미만인 사람은 7~8시간 이상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 당뇨, 비만 유병률이 2~3배 높다”고 밝혔다. 심한 수면장애는 당뇨병, 심장병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로 최근 미국수면학회에서는 수면장애와 심혈관계 질환의 연관성이 주요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더불어 순천향대천안병원 신경과 수면장애클리닉은 순환기내과와 정기적인 ‘sleep heart conference(수면-심뇌혈관계 컨퍼런스)’를 통해 이러한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양 교수와 황보영 신경과 교수가 쓴 논문 ‘한국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주말 수면보충과 고혈압의 연관성’에 따르면 주중 수면이 불충분한 사람이 주말에 한 시간의 보충수면을 했을 때 고혈압 위험도가 39%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9세 이상 남녀 2782명을 대상으로 주중·주말 수면시간과 고혈압 질환 여부를 조사했다.

양 교수는 “수면 부족 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혈압이 올라간다”며 “주중에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경우 주말에 1~2시간 잠을 보충하면 고혈압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팁

● 적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라.
●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만약 내가 오늘 잠을 못 잔다면 내일 하루 힘들겠다’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자.
● 침대는 수면 용도로만 사용하라.
● 수면시간이 되면 되도록 마음을 편하게 하라.
● 규칙적인 수면시간과 긴장을 이완하는 방법을 정하라. 따뜻한 목욕, 음악 감상, 명상, 가벼운 운동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잠잘 때 시계를 보지 말라. 만약 누워서 2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침실에서 나와 다른 방에서 독서를 하거나 마음을 편히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라. 특히 커피, 차, 콜라, 코코아, 초콜릿을 피하라. 식사는 보통 잠자기 4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 탄수화물이 함유된 우유, 요구르트, 크래커는 수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잠자기 4시간 전에는 술과 담배, 운동을 피하라.


▒ 양광익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신경과 전문의.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원 박사. 2001년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뇌전증 전임의. 2002년~현재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교수. 2007~2008년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 수면장애센터 연구전임의. 현재 대한신경과학회·대한뇌전증학회·미국수면학회 정회원, 대한수면연구학회 국제이사 겸 편집부위원장, 대한수면학회 학술위원 및 수면검사 정도관리위원. 2015년 세계수면학회 자문위원.


/ 이코노미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