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마운틴 글·사진 정수정 객원기자 협찬 코베아
꽃비와 함께 하는 낭만 캠핑 · 경기 여주 해여림식물원캠핑장
↑ 예약 사이트가 가득 찬 상태의 B구역 전경. 자동차가 없어 더없이 평화롭고 아늑하다
'온종일 해가 머무는 여주의 아름다운 숲'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 '해여림', 참 예쁘다. 넘쳐나는 정보를 뒤적이다 사진을 본 순간 단번에 여기다 싶었던 곳. 너무 강한 이끌림이 차라리 두렵기까지 했다.
↑ 봄꽃이 터지듯 한꺼번에 피어오른 중앙 연못 천연지를 따라 걷는 아이들이 한 폭의 그림이다.
캠핑 자체가 처음인 오랜 친구 가족까지 초대한 터라 살짝 염려스럽기도 했으나 한적한 산자락에 보일 듯 말듯 자리 잡은 풍경을 보니 괜한 걱정들은 싹~!
↑ 식물원 안의 캠핑장은 그대로 자연이다. 발길 닿는 어느 곳도 멋진 산책로!
주변 환경은 필수 편의시설은 선택
해여림식물원캠핑장(이하 해여림캠핑장)은 캠핑장이기 전에 식물원이다. 'WHY?' 시리즈로 유명한 아동도서 출판사 예림당의 나춘호 회장이 자연생태 연구와 체험학습장을 표방하며 2005년 개장했다. 발길 닿는 곳곳 손길 닿는 곳곳 작고 귀한 나무와 풀들이 가득한 이곳에 한 풍경인 듯 캠핑 사이트가 자리 잡은 것은 2012년의 일.
해여림캠핑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제법 큰 나무들로 둘러싸인 둥근 형태의 잔디광장인 A구역은 식물원 출입구에서 가장 가깝다. 대신 입구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둔 후 걸어가야 하며 짐은 직원이 카트로 이동시켜 준다. 약간 수고스러울 수도 있으나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으며 차량이 완전히 통제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간이 되어준다. 개수대와 화장실은 입구쪽 관리동에 있다.
↑ 동화 속 세상을 옮겨 놓은 듯한 유아 놀이터. B구역 바로 옆에 있다.
A구역 위쪽의 B구역 역시 넓은 잔디밭 2~3구획으로 되어 있으며, 기본적인 차량 이동만 가능하다. 오른쪽 방향으로 빙 돌아 들어가서 짐을 모두 하차한 뒤 차량은 주차장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식당과 도서관, 매점이 있는 엔젤하우스와 가장 가까운 위치라 편리하며, 엔젤하우스 건물 안에 화장실과 개수대가 있다. 샤워실은 따로 없으나 화장실 한 칸에 샤워기가 있고 온수 사용이 가능하다. 많은 캠퍼들이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더 위쪽 가장자리에 군데군데 자리 잡은 C구역은 2~5팀 정도의 소규모 단체캠핑을 위한 공간이다. 파쇄석이 깔린 C1구역은 4사이트, 잔디와 흙바닥인 C2, C3구역은 각각 5사이트와 2사이트로 이루어져 있다. 위치상 B구역에 있는 엔젤하우스 편의시설을 사용해야 하며(최고 약 100미터 거리), B구역과 마찬가지로 짐을 하차한 후 차량을 이동시켜야 한다.
↑ 식물원 곳곳에는 기념촬영을 할 만한 장소들이 수두룩하다.
'편리'를 포기하고 찾은 '자유'
고심 끝에 우리는 B구역을 선택했다. 마음은 자동차가 아예 드나들지 못하는 A구역에 가 있었으나 아무래도 일행이 신경 쓰였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음을!
"저, 죄송하지만 다른 캠퍼분들이 불편하니 짐 정리가 되는대로 자동차를 주차장으로 옮겨주셔야겠어요."
누구도 망설이거나 거절할 수 없게 만드는 한 직원의 공손한 권유에 이미 텐트 구축을 완성한 옆 캠퍼 두 팀이 서둘러 자동차를 이동시켰다. 텐트를 치고 있는 사이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람이 거세지자 어느새 나타난 직원은 텐트 세우는 일을 거들어주기도 한다.
↑ 연분홍 꽃잎이 흩날리는 볕 좋은 오후 아빠가 밀어주는 해먹 속 한때보다 더 이상 큰 행복이 있을까.
사실 해여림캠핑장에는 다른 캠핑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서비스가 하나 있다. 이곳 직원이 텐트 설치와 철수 작업을 대신 해 주는 것이다. 무료는 아니며, 설치와 철수 각각 1만5천원의 비용을 받는다. 텐트 설치와 철수 역시 캠핑을 즐기는 한 과정이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이 그 과정을 가장 고되게 생각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참 좋은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물론 갑자기 비가 내려 직원이 도와준 것은 무료!
↑ 텐트 사이트 사이사이 넓은 잔디광장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다.
일단 사이트 내에 자동차가 없으니 안전해서 좋다. "차 조심해!" 소리치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평화로운지. 그동안 '편리'를 위해 슬쩍 밀어두었던 '자유'를 찾은 느낌은 어른도 아이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나는 여유롭게 담소를 즐기고,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실컷 뛰어다녔다.
↑ 엔젤하우스 안의 도서관.
자연체험학습장으로 가요
자동차의 통행을 제한하는 것보다 더 맘에 드는 것은 사이트의 넓이다. 콘크리트 위 하얀색 금도 없고, 파쇄석 위에 줄로 구획을 정해놓은 것도 아니니 그저 널찍한 잔디광장 어디에라도 텐트를 펼치면 된다. 옆 사이트의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모든 예약자(12팀 정도)의 텐트 사이트 구축이 완료되었는데도 광장 가운데 잔디밭은 텅 비어 축구경기가 가능할 정도다. 이 모든 것은 예약을 딱 이만큼만 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
사이트 주변으로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구경거리, 놀거리도 차고 넘친다. B사이트 바로 옆 작은 연못은 5월이 되면 올챙이관찰 체험활동 장소가 된다. 6월에는 식물원에서 직접 열매를 따서 빙수만들기를 할 수 있고, 8월에는 꽃물들이기 등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고 한다(체험비 있음).
↑ 식물원 입구 매표소 앞. 캠핑장 예약자는 이곳에서 예약 확인을 하고 안내를 받아야 한다.
군데군데 동화 속 나라처럼 꾸며 놓은 놀이터며,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은 비밀의 화원, 바람언덕, 하늘정원, 나라꽃정원 등 꽃밭 천지다. 연분홍 꽃잎이 흩날리는 볕 좋은 오후 아빠가 밀어주는 해먹 속 한때보다 더 이상 큰 행복이 있을까.
봄꽃이 핀다, 꽃잎이 진다, 연둣빛 싹이 돋는다, 잎이 푸르러진다. 이렇게 찬란한 봄날이 간다~!
▶ information | 캠핑장 정보
경기도 여주군 산북면 상품리 산 30-1번지에 위치한 해여림식물원캠핑장은 식물원 안에 캠핑 사이트가 구성되어 있어 천혜의 자연이 함께한다. 사이트는 크게 A~C구역으로 나뉘며, C구역은 2~5팀 정도의 소규모 단체 캠핑에 적합하다. 구역별 자세한 특징과 사진은 네이버 블로그에 있으니 예약 전 확인하면 편리하다. 1박 4만원(전기 포함)이며, 입장 시간제한은 없으나 퇴장은 다음날 오후 1시까지다. 전화로만 예약 가능하며, 사전 예약 후 자리 지정은 선착순이다. 예약이 꽉 찬 상태에서도 넉넉한 공간이라 사이트 구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식물 보호를 위해 바퀴 달린 놀이기구(오토바이, 자전거 등)는 이용할 수 없다.
031-882-1700 www.haeyeor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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