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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바다백리길] '한국의 나폴리' 걸으며 해안절경에 감탄.. 감탄..

아기 달맞이 2014. 3. 28. 07:22

↑ [월간산]1 비진도 망부석전망대에서 비진도 내항과 한려해상을 바라보고 있다. 비진도의 두 개의 섬을 가르는 경계가 마치 모세의 기적을 보는 듯하다. 2 한산도 역사길에서 한려해상을 배경으로 길을 걷고 있다. 역사길은 섬이지만 숲이 우거진 코스가 많아 의외로 등산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경남 통영엔 섬이 567개 있다. 그중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는 딱 100개가 있다. 그 100개의 섬 중에 가장 아름답고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6개의 섬에 바다백리길이란 트레킹 코스가 있다. 그 6개의 섬이 미륵도, 한산도, 비진도, 연대도, 매물도, 소매물도다. 각 섬의 특징이 걷기길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미륵도는 달아길(14.7km), 한산도는 역사길(12km), 비진도는 산호길(4.8km), 연대도는 지겟길(2.3km), 매물도는 해품길(5.2km), 소매물도는 등대길(3.1km)로 불린다. 이 걷는 길의 총 길이는 42.1km다. 그래서 이름도 '바다백리길'이라 붙였다. 이 중 미륵도 달아길을 제외하고는 전부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사계절 내내 걷기 좋은 이 섬들에, 그래도 특히 아름답고 풍광이 좋아 걷기에 더 적합한 계절을 추천해 달라고 공단 직원들에 문의하면, 이들은 완만하게 걷기에는 대매물도가 가장 좋고, 다른 섬은 트레킹보다 등산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모든 길은 어디 내놔도 전혀 손색없지만 그중에서도 통영의 특징을 뚜렷이 대변하면서 특히 경관이 아름다운 비진도 산호길을 안내한다.

비진도 산호길은 걷는 길이지만 섬 둘레길을 도는 것이 아니라 주봉인 선유봉(312m) 정상을 거쳐 순환해서 돌아오는 코스로 조성했다. 선유봉으로 올라가는 숲으로 들어서자 마치 원시림에 들어서는 듯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수종도 다양하다. 굴피나무, 개서어나무, 당단풍 등에 노루귀와 보라색꽃을 피운 야생화가 여기저기 자리 잡고 유혹한다. 활엽수들은 이제 단풍이 들려는지 조금씩 빨간·노란색으로 물이 들고 있었고, 동백은 여전히 초록의 향연을 뽐내는 형국이다.

첫 전망대, 망부석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옆에 있는 바위가 그 망부석 바위다. 길은 제법 오르막이다. 외항 선착장이 GPS로 해발 6m이고, 선유봉이 312m다. 미인도전망대는 비진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여자가슴가리개 같은 두 개의 섬이 얼핏 보인다. 정말 모세의 기적을 보는 것 같이 물이 갈라져 있고, 한쪽은 모래사장, 다른 쪽은 몽돌로 전혀 다른 야누스적 모습을 보여 준다.

곧이어 큰 바위 위에 큰 바위가 얹혀 있는 흔들바위다. 바로 위는 선유대다. 널찍한 바위가 두 개나 있다. 선녀들이 놀던 바위라고 한다. 성인 10여 명은 족히 앉을 만한 넓이다.

이윽고 비진도 최정상 선유봉에 도착한다. 북한산둘레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조성했다는 2층 전망대까지 있다. 사방 조망이 가능하다.

정상까지 평평한 숲길을 걷다가 선유봉을 기점으로 다시 하산길이다. 때죽나무자귀나무, 후박나무, 메밀잣밤나무, 동백나무 군락지를 계속 지난다.

쪽빛바다의 절정은 노루여전망대에서 만끽할 수 있다. 가파른 절벽의 해안절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노루여전망대의 끝지점엔 설핑이치 또는 갈치바위가 있다.





↑ [월간산]

곧이어 한적한 돌담길과 함께 아담한 비진암이 나온다. '참선수행도량'이라는 문패 같은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주변은 원시림 같다. 숲을 빠져나오면 출발지점이 기다리고 있다. 산호길 전체 길이는 정확히 4.8km라고 하지만 대략 5km 잡으면 된다. 소요시간은 2시간 40분 내외.

교통

비진도는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비진도를 경유해 매물도로 가는 배를 타면 된다. 성수기에는 배편이 늘어나지만 평소에는 하루 세 번 들어간다. 통영 출발 편은 오전 7시, 11시, 오후 2시10분이고, 비진도에서 통영으로 가는 배편은 오전 9시10분, 오후 1시20분, 오후 4시40분이다. 소요시간은 약 40분. 배편 예약은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www.seomticket.co.kr. 문의 통영여객터미널(055-645-3717)

한산도는 방문객이 많아 배편이 자주 있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한산도에서 돌아오는 마지막 배편은 오후 5시30분이다.

숙박

비진도에는 민박집이 많이 생겼다. 요금은 대개 4만~5만 원 정도 한다. 문의 선유봉민박 055-642-9032 또는 010-9735-6666

한산도에는 문어포마을에 1곳, 하소리(진두)마을에 2곳의 펜션이 있고, 추봉도마을에서는 민박을 할 수 있다. 요금은 펜션 10만 원 내외. 민박은 5만 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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