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소믈리에’에게 듣는 차(茶)이야기
- 인류의 역사와 오랜시간 함께 해온 차, 그 시간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차가 우리의 코와 입을 즐겁게 해준다.
중국에 전해지는 전설에 따르자면 차(茶)의 유래는 기원전 2737년으로 무려 5000년 역사를 지녔다. 중의학의 아버지인 신농(神農)이 어느 날 나무 아래서 물을 끓이고 있는데, 주전자에 찻잎이 떨어졌고, 그 찻잎이 우려 나온 물에서 느껴지는 향미에 사로잡히게 됐다는 것이다. 전래동화처럼 내려져오는 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차를 만들어 먹기 위해 만든 도기들이 만들어진 연대를 토대로 추측해보면 적어도 기원전 800년 전부터 차를 마시는 문화가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온 차(茶)는 현재 세계적으로 봤을 때 커피와 함께 음료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차 문화가 시작된 중국을 필두로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다양한 국가들이 ‘차’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차’ 시장은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차라고 하면 주로 일회용 티백을 이용해 우려내 마시는 음료, 물처럼 마시는 보리차·옥수수수염차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차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차(茶)인가?
좁은 의미로는 진달래목 차나뭇과 동백나무속에 속한 차나무에서 딴 찻잎으로 우려낸 음료를 차(茶)라 부른다. (넓게는 우리나라에서 즐겨마시는 보리차와 같은 곡류로 만든 곡물차부터 허브차, 한방차, 과일차, 꽃잎차까지 차의 영역에 속한다.) 차나무는 교배종까지 따지자면 300~600종류가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차나무에서 따낸 찻잎은 저마다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녔다.
- 묵직한 바디감과 짙은 향으로 가을에 마시기 좋은 홍차, 아삼(ASSAM)
홍차와 녹차의 차이
차의 대표적인 종류인 홍차와 녹차의 차이점을 이야기할 때 많은 이들이 종이 다른 나무에서 생산된 ‘차’라고 말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녹차와 홍차의 차이는 숙성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산화과정을 얼마나 거쳤는가에 대한 차이다. 그럼에도 반은 맞는 이야기라는 말은 녹차에 사용하기 좋은 차나무 종과 홍차로 만들기 좋은 차나무가 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차나무에서 생산된 찻잎이라 하더라도 녹차, 홍차가 될 수 있지만 각각의 차를 만들기에 적합한 차나무가 있는 것이다.
떫은 맛이 나는 차는 품질이 좋지 못한 차라는 편견
떫으면 안 좋은 차, 부드러우면 좋은 차라 여기는 현재 우리나라의 이분법적 사고는 마치 10여년 전 와인을 바라보는 시각과 매우 흡사하다. 와인의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당시 가장 좋은 와인은 부드럽고 달콤한 와인이었다. 현재는 포도의 생산지와 수확시기, 숙성 기간까지 따져가며 와인을 고른다. 비싼 와인은 있지만 절대적으로 좋은 와인이 있지는 않다. 본인이 먹는 음식과의 궁합, 입맛에 맞는 와인이 최상의 와인이다. 즉, 좋은 와인이란 자신에게 잘 맞는 와인이다.
차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많은 차 종류가 있고 각각의 차는 본연의 향과 맛을 지녔다. 산지나 재배종, 가공과정에 따라 과일·흙·풀·해조류 등 다양한 향을 풍기고 떫거나 부드럽기도 하다. 어떤 차는 묵직한 바디감을 가졌고 어떤 차는 산뜻하고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양한 차에서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지하고 본인에게 맞는 ‘차’를 찾는 것이 차를 즐기는 올바른 방법이다.
- 향을 더하거나 다양한 품종의 찻잎을 섞어 만든 ‘블랜딩 차’는 끊임없이 새로운 차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블랜딩 차’를 마셔보세요
일반적으로는 한가지 찻잎으로 우려낸 차를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향을 가미하거나 2가지 이상의 다른 찻잎을 섞은 ‘블랜딩 차’를 즐기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일회용 티백에는 찻잎외에도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부수재료들이 첨가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블랜딩 차’의 일종이다. 세계적으로 많은 애호가들을 확보하고 있는 ‘얼그레이’ 역시 19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진 ‘블랜딩 차’로 베르가모트(bergamot) 향을 입힌 것이다.
-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정승호 원장
티소믈리에, 대중에게 다양한 차(茶)를 소개하는 전문가
수없이 많은 종류를 감별해내고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차(茶) 전문가를 ‘티소믈리에’라 부른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직업이지만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으로 티어드바이져, 티컨시어지, 티스페셜리스트라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에서 일정기간 교육과정을 통해 ‘티소믈리에’를 양성한다. 차의 맛과 향을 느끼고 감별하는 수업을 통해 차 본질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둔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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