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방

아름다운 도구 차

아기 달맞이 2013. 11. 5. 19:52

아름다운 시선

전통적인 것이 선사하는 단아함과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아름다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선물해주는 아름다운 도구, 차(茶)


 

  훌쩍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다실에 앉아있는 모습이 소나무처럼 꼿꼿하기만 한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 11호 규방다례 기능보유자 이귀례 씨. 옥색 저고리에 보랏빛 향 은은하게 베어 나오는 치마를 단아하게 두른 채 두 손으로 살포시 그릇을 받치며 다관에 물을 따르는 모습이 평화롭기만 하다.
다관의 차가 얼추 우러나자 손님 잔과 주인 잔을 번갈아 가며 차를 세 번에 나누어 조금씩 따르기 시작한다. 담백하게 차 오르는 맑은 빛깔처럼 점점 은은해지는 차의 향. 이귀례 씨는?榻?오감(五感)으로 만나는 것이라며, 찻잔을 두 손으로 공손히 받쳐 잡은 채 눈으로 먼저 차의 빛깔부터 들여다본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의 차 심부름을 하며 접한 차가 그냥 좋았어요. 그래서 지난 79년 뜻 맞는 사람들과 모여 ‘차인회’를 만들었고 그때부터 저의 ‘차 인생’은 시작 됐죠. 처음엔 사람들과 함께 덕담(德談)을 나누며 차를 마시는 것이 그저 좋았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레 심오한 철학을 지닌 깊은 차 문화를 알게됐고 그러한 차 문화를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픈 마음이 들었지요. 그래서 설립한 것이 바로 한국 차 문화 협회입니다. 제가 차를 통해 세상에 말하고 싶은 거요? 차의 이로운 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자기 수양이죠!! ”

차는 중용의 도를 가르쳐 준 스승이나 다름없다. 우러난 차를 손님들에게 대접할 때,??번에 다 따르지 않고 번갈아 가며 세 번에 나누어 찻잔에 따라주는 것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이라 할 수 있을 터.
그렇게 차를 골고루 나누어 따라 주어야 차의 농도가 어떤 것은 진하고 어떤 것은 연하게 되지 않는 한결같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그래서 차는 상대방을 진정 배려할 줄 아는 소통의 매개체일 수 밖에 없다고 이귀례 씨는 말한다.

“차를 마시기 위해선 두 손으로 다관을 붙잡고, 찻잔을 만져야 하기에?ゾ逼릿姆?자신을 낮출 수 있는 겸허함을 몸소 배울 수 있어요.
또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적정 온도로 맞추어 손님에게 따뜻하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야말로 배려의 미덕이겠죠.
그래서 차를 마시면 처음 보는 낯선 이들과도 금세 친밀해집니다.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도 손님을 융성하게 대접할 수 있죠.
왜냐면 차 한잔에는 마음에서 비롯된 정성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 이예요”
  이귀례 씨는 오늘날 차가 사람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문화라고 강조한다. 정성이 우러난 예(禮)로 사람들과 더불어 정(情)을 나누고, 마음의 여백까지 심을 수 있으니 차야말로‘나를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도구’가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특히 어린이들의 인성교육에 차가 탁월한 교육적인 효능을 발휘한다고 믿어 틈날 때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무료 차 예절 교육을 해온 지도 10여 년이 훌쩍 흘렀다. 앞으로도 그이의 삶은 차 문화를 세상에 널리 전하는 것.
이귀례 씨의 삶 마디마디마다 차의 향기가 아름답게 배어나길. 그래서 세상 가득 차의 향기가 진동하길!

“차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이 예의가 되어 표현되는 것이예요. 흔히들 차 마시는 예법인 다도가 어렵다고 말하는데, 마음의 정성만 있으면 형식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인(仁)의 예를 갖추고 살았으면 참 좋겠어요. 한잔의 차야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평화롭게 해주는 선물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귀례씨 약력 | 1929년 전북 군산출생

어렸을 때 부터 동학운동을 했던 할아버지로부터‘차’를 배웠다. 1979년 ‘한국차인회’를 창립, 차문화 보급에 앞장서기 시작한 이귀례 씨는 한국차문화 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94년부터 해외에서 우리 규방다례 시연 행사를 가졌고 국내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차문화를 통한 예절교육에 힘써왔다.
현재 한국차문화 협회 이사장으로 한국차문화 보급에 힘쓰고 있다.
  
 
 
 
규방다례는 부녀자들이 방에서 행하는 차 다루는 법과 관계되는 다사법(茶事法) 및 이에 따르는 예의범절과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그 옛날 집안 살림을 도맡아하던 부녀자들은 주로 바깥일을 하던 남편들을 내조하며 집안 경조사를 주관했는데, 부녀자들의 바깥출입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던 시기에 자연스럽게 싹튼 것이 바로 규방문화. 규방다례는 이러한 규방문화 속에서 활발하게 꽃피워났다.


차에 함유된 카페인은 대뇌를 자극하여 머리를 맑게 하여 정신적인 안정에 도움을 준다. 또 비타민 C는 피로를 회복시키고, 차의 향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다. 이밖에도 차는 식중독 예방,알콜과 니코틴 해독,감기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차는 피부노화 억제에도 효과가 있다. 차 성분은 피부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이는 차의 황산화 효과에 기인. 기미, 주근깨, 여드름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차는 아름답고 건강해지기 위해서 필수요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