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방

조선시대의 다도

아기 달맞이 2013. 10. 21. 09:14

조선시대의 다도

 

 

 

다도정신
다도에는 오관(五官)이 동원되는 외에도 그림 ·노래 ·춤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잎차 중심의 조선시대에는 다가들이 차를 마시면서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청담을 나누는 취미를 즐겼다. 차마시기의 흥취는 유독한상(幽獨閑賞)에 있었다. 이 때 다가들은 소요(逍遙) ·자득(自得) ·무집착 ·비우사상(庇雨思想) 등의 심상으로 다도를 수련하였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읊은 차시에는 극한 상황을 소요와 자득의 정신으로 극복한 모습이 드러난다. 소요정신이란 온갖 욕망을 버리고 유유자적할 때 누릴 수 있는 자유로서, 현실을 관조하고 긍정하는 달관의 경지이다.

한편, 일본의 다도정신인 자득이란 우리의 안빈낙도와 견줄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의 자득이란 다산처럼 절망적인 유배생활을, 선택한 운명인 양 역설적으로 극복하는 능소능대(能小能大)한 품성을 말한다.

무집착은 정약용의 제자인 승려 의순(意恂)이 읊은 “산천도인의 사차시를 받들어 화답하여 짓다(奉和山泉道人謝茶之作)”라는 차시에서 집착하지 않는 것을 바라밀(波羅蜜)이라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불가의 무집착은 유가나 도가의 좌망에 담겨 있는 무집착과 개념이 같다.

비우사상에 의한 다도정신은 안빈낙도와 청백리 사상을 함께 담고 있는 차때[茶時]라는 미풍양속으로 표출되었다. 비우사상이란 정승 유관(柳寬)이 장마철에 비가 새는 방에서 우산을 받고 살았다는 우산각(雨傘閣)의 고사에서 비롯되어 그의 외증손인 이희검(李希儉)으로 이어지고, 그의 아들인 이수광(李晬光)이 재건한 비우당(庇雨堂)에 이르러 성숙된 청빈사상이다. 이수광이 《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 사헌부의 관리들이 탐관오리를 탄핵하는 차때를 적으면서 사헌부 감찰의 검소함을 역설한 것도 비우사상과 맥락이 통하는 것이다.

결국, 한국의 다도정신은 시대별로 양상은 다르지만, 공통의식은 무아의 경지이다.

왜냐하면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란 맑은 것, 아름다운 것, 깊은 것이 샘솟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다도법식
조선시대에는 잎차를 마셨는데, 차기를 우려내는 엄다법(淹茶法)은 다음과 같다.

 

① 탕관의 물은 하안(蝦眼)·어목(魚目)·용천연주·등파고랑·수기전소(水氣全消)의 5단계로 끓는데, 3단계인 용천연주까지를 맹탕(萌湯)으로 치며, 물의 기세가 완전히 쇠하는 5단계를 순숙(純熟)으로 친다.

 

② 순숙한 물과 잎차를 다관에 떨구어 넣는 방법을 투다법(投茶法)이라고 하는데, 계절별로 차이가 있다.

겨울에는 탕수의 냉각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관에 차부터 넣고 탕수를 붓는 하투법(下投法)을 쓴다.

여름에는 다관에 탕수부터 붓고 차를 넣는 상투법(上投法)을 쓴다. 봄·가을에는 다관에 탕수를 절반 붓고 차를 넣은 다음 나머지 탕수를 붓는 중투법(中投法)으로 한다.

 

③ 다관에서 잎차와 탕수를 융합하는 침출(浸出) 시간은 삼호흡법이 적용된다. 다시 삼호흡 동안을 기다렸다가 찻잔에 따라서 차탕의 빛깔·향기·맛을 음미하며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