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는 인진배방 7542의 배방으로 만든 차입니다. 인진배방認眞配方이라는 말에서 인진은 중국어로 '열심히, 진지하게' 정도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보통 배방과는 다르게 진지하게 신경써서 병배했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일반 원료보다 좋은 등급의 원료를 사용해서 만들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일반 7542와 인진배방 7542의 차이는 다른 게 아니라 어린 잎을 얼마나 더 많이 썼느냐입니다. 7542이되 마치 7532 필이 나게 만들면 그게 바로 인진배방 7542입니다.
포장지 가운데의 녹인 茶 자는 일일이 손으로 한 장 한 장 찍은 것입니다. 이런 것을 수공개인手工盖印이라고 합니다. 녹색으로 찍으면 녹인이 되는 것이고, 황색으로 찍으면 황인, 홍색으로 찍으면 홍인이 됩니다. 대개 녹색이 가장 많습니다.
포장을 열면 잘 익어가고 있는 향긋한 청병의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중차녹인 내비이고요. 병면을 보면 일반 7542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어린 잎을 많이 써서 그렇습니다. 외포장지도 녹인이고 이렇게 내비도 녹인이면 녹중녹이 됩니다. 만약 내비가 황색이라면 녹중황이 되는 거죠.
보기 좋습니다.
새로 제작한 살구꽃 개완으로 7g을 우려봅니다. 제가 이 개완으로 보이차를 우려보니 투차량이 대략 6.5~7.5g이 적당합니다. 저는 정밀전자저울로 7g을 정확히 맞춰서 우립니다. 이 투차량은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며, 여러분은 자기에 맞는 투차량으로 우리시면 됩니다. 대개 초보자는 5g 정도로 연하게, 공부가 깊으신 분들은 그보다 진하게 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 3, 4, 5포의 탕색입니다. 왼쪽 찻잔은 좁고 키가 커서 진하게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차는 맹해차창 7542보다 좋습니다.
9시 방향으로부터 제 1~9포의 탕색입니다. 제 감관으로는 01년 차보다는 발효도가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거래가 이루어진 후에 원소장가에게 물었습니다. 이 차의 발효도가 01년 차답지 않게 좀 떨어지는 것 같다고 얘기했더니, 소장가왈, 이 차는 생산된 후에 곤명에서 8년 정도 보관되다가 최근 4년 정도는 광동 방촌의 아파트 5층에 보관되었기 때문에 발효도가 좀 낮은 것이지 절대로 01년 차라고 합니다. 곤명은 비교적 건조하며 기후의 변화가 별로 없는 곳이고, 광동의 4년도 완전건창인 셈이라 발효가 좀 더디게 진행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제 감관으로는 03~04년 정도의 진기인데 원소장가가 강력하게 01년 차라고 주장하고 또 그의 말에 일리가 있기 때문에 저도 01년 차로 소개합니다. 기실 우리에게는 진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차품과 가격이 중요합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으면 되는 것이지 결론도 안날 논쟁을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차는 7542 인진배방으로 만든 차라고 했는데, 시음해보니 정말 맹해차창 7542같은 맛이 납니다. 1포에서 느껴지는 연미도 꼭 7542같습니다. 고삽미가 아직 쌩쌩하게 살아 있으면서도 단맛이 매우 많고 회감이 매우 빠릅니다. 좋은 차의 특징이죠. 맹해차창 7542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차기는 더 강하다는 느낌입니다. 뿐만 아니라 엽저도 맹해 7542와 흡사한 느낌이 납니다. 비슷한 발효도의 맹해차창 7542, 즉 대략 03~04년 7542와 같은 조건으로 우려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이 차에 손을 들어줄 사람이 70% 이상일 겁니다.
이 차는 지금 즐겨도 좋습니다. 일반적인 01년 차 정도는 아닐지라도 이 정도 발효도면 꽤 높은 것이고 일상 생활에서 즐겨도 손색이 없습니다. 물론 몇 년 더 묵히면 훨씬 좋아질 겁니다. 대략 앞으로 3년만 잘 보관해도 노차의 풍미가 제대로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좋은 점은 초염가라는 겁니다. 대량으로 들여온 차라서 초염가에 소개할 수 있습니다.
무작위로 추출한 엽저입니다. 이 사진만 보면 7542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만, 전체 엽저를 보면 7542 비슷합니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비슷하다는 말이죠.
잎이 두텁고 줄기도 튼실하며 탄력이 있습니다. 고급 원료를 사용했습니다. 물론 완전건창이기 때문에 탄화된 엽저 하나 없이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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