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실리콘밸리=유병률특파원][[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 52 > 세계적 CEO들이 '링크드인'에 글을 쓰는 이유]
돈 벌면 누구나 폼 잡고 싶어한다. 수십억 원 명화도 걸어놓고 싶고, 세계에서 몇 대뿐인 자동차도 몰고 싶다. 말 한마디에 사람들이 벌벌 떠는 카리스마도 갖고 싶다. 하지만, 진짜 폼은 돈이 아니라 글에서 나온다.
청바지는 나이 들수록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이 사람은 세계적 항공사 '버진 아틀란틱' 등 300개 계열사를 거느린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링크드인 팔로우 숫자만 200만명이 넘는다. /사진:링크드인 |
링크드인은 지난해 10월부터 비즈니스 구루들의 블로깅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적 기업 CEO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이 글을 작성해 링크드인 페이지에 올린다. 인생 실패와 좌절, 비즈니스 경험, 현안에 대한 통찰 등에 대해 오래오래 숙성된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포스팅한다.
누가 대신 써주는 것도 아니다. 직접 써서 올린다. 링크드인 편집자들은 아주 약간의 편집만 할 뿐이다. 더욱이, 한번 쓰고 치우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그것도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서 말이다. 굳이 대가라고 한다면 수십, 수백만 명 팔로우들과 수백, 수천 개의 댓글이다.
빌 게이츠, 리처드 브랜슨(버진그룹 회장), 멕 휘트먼(휴렛 팩커드 CEO), 잭 웰치(GE 회장), 제프 이멜트(GE CEO), 마샤 스튜어트(리빙 옴니미디어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블룸버그 창업자), 아리아나 허핑턴(허핑턴포스트 창업자) 등 현재 250명의 리더들이 글을 올리고 있다. 링크드인은 "이들 외에도, 글을 쓰고 싶다고 요청해온, 아주 길고 긴 CEO 리스트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의 살아 움직이는 메시지들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암기하거나, 저장해놓고 싶게 할 정도이다. 성공한 리더들의 진솔한 메시지가 그만큼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 항공사 '버진 아틀란틱' 등 300여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61). 링크드인을 통해 그를 팔로잉하는 사람들은 200만명이 넘는다. 그가 한번 글을 올리면 수십 만 명이 읽고, 수천 개의 댓글이 쭉 달린다.
"학교라는 곳을 졸업하는 모든 이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곳에 시간을 바쳐라. 받은 학위가 특정분야라서 안 된다고? 그렇다고 이것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2013년 5월21일)
"실수를 후회하는 데 쓴 시간을 한번 다 모아보라. 이런 시간들을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 사용한다면, 엄청난 비즈니스가 만들어질 것이다…"(2103년5월8일)
"스마트폰은 업무 일상에 엄청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지금 현재 당신 주위에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이다..."(2013년 4월2일)
링크드인에는 리처드 브랜슨 회장을 비롯,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 멕 휘트먼 휴렛팩커드 CEO, 잭 웰치 GE 회장,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등 250명의 리더들이 글을 올리고 있다. /사진:링크드인 일부화면 캡처. |
CEO들의 글 힘이 얼마나 컸던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링크드인이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허핑턴포스트 등 언론미디어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기야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력서 사이트에서 출발했던 링크드인에 맞서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가 아는 한국 CEO들도 글을 쓰고, 책도 쓴다. 하지만, 카리스마를 세우려는 글과 소통을 하려는 글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그래서 브랜슨 회장은 이렇게 충고한다.
"리더들이 머리와 귀를 땅에 딱 박고 소셜 미디어를 해라. 단, 웹의 아름다움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무한한 공간이라는 것. 그래서 이 한가지 룰은 꼭 지켜라. 'No ties allowed!'(노타이만 입장가능)."(2012년 10월22일)
CEO들은 머리와 귀를 땅에 박고 글을 써야 한다. 그들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돈에서 나올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힘은 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진짜 폼은 눈곱만큼도 폼 내지 않고, 소통해야 나오는 것.
혹시 우리나라에도 이런 회장님, 사장님들이 있는가? 눈 닦고 씻고 찾아봐도 없다. 글을 쓰는 페이퍼가 아니라, 페이퍼컴퍼니에 관련된 이름들만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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