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부글부글' 속엔 수정과가 '약손'

아기 달맞이 2013. 6. 20. 06:52

주재료 계피, 항균효과 탁월… 당뇨·고지혈증 예방 성분도

 

문화일보|이경택기자

↑ 여름철 건강음료 중 하나인 수정과와 그 안에 들어가는 계피, 곶감 그리고 잣(왼쪽부터). 재료마다 각각 소화기능 강화는 물론 성인병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을 지녔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여름 보양식하면 사람들은 먼저 삼계탕이나 장어구이를 떠올린다. 실제로 삼계탕과 장어구이는 보양강정 효능이 충분히 '임상적'으로 인정받은 음식이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장염에 걸려 배앓이를 하면 모두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여름철 진짜 보양식은 탈이 나지 않게 소화기관인 장의 기능을 튼튼히 해주는 음식일지도 모른다. 그 같은 음식으로 대표적인 것이 수정과다. 수정과는 갈증을 식혀주면서 동시에 장의 면역력을 높여준다. 수정과가 이처럼 장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것은 주 재료인 계피와 생강 때문이다.

우선 계피부터 보자. 예로부터 계피는 소화불량을 개선하고, 장염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방에서도 그동안 계피가 설사 증상을 개선하고 배에 가스가 차는 증상에 유용하다고 해 관련 증상의 약재로 처방해 왔다. 그런데 최근 국내의 한 연구팀에 의해 계피의 그러한 효능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돼 주목을 받았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실험결과 계피 추출물이
콜레라, 장염비브리오, 비브리오패혈증균에 대해 뛰어난 항균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신나믹알데히드, 시네올, 리날롤 등 계피의 정유성분이 지닌 방부와 살균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계피의 항균 효과는 일상에서 쉽게 확인된다. 특히 충치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한데 양치질을 할 때 계피 용액을 물에 타서 하면 입냄새가 줄고 충치도 방지해준다는 것은 이제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계피의 신나믹알데히드 성분이 충치를 유발하는 뮤탄스균 성장을 억제해 준다고 한다.

계피는 그외에도 당뇨와 고지혈증도 예방해주는 성분을 지녔다. 계피의 일부 폴리페놀 성분은 몸 안에서 마치
인슐린과 같이 작용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여주는 효과를 보인다.

수정과에서 매운맛을 내는 생강 역시 장에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생강의 진저론 성분은 살균, 항균,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성분 역시 계피의 정유성분과 마찬가지로 장염 비브리오균 등 유해균들에 대해 강한 살균작용을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이외에도 진저론 성분은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소화를 돕고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해 위암 예방에도 한몫한다.

계피와 생강이 장에 직접적으로 이로운 음식이라면 곶감은 더위로 지친 몸의 면역력을 전체적으로 높여주는, 유익한 식품이다.

감의 주요 영양성분이 농축된 곶감에는 비타민C와 비타민A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비타민C와 비타민A 모두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성분들이다. 비타민C는 여름에 많이 걸리는 냉방병예방에도 효능을 지녔다.

곶감과 관련, 변비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감이 곶감으로 변하며 변비를 일으키는 탄닌 성분의 활성도가 떨어지고, 곶감 자체에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오히려 변비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잣 역시 체내에서 좋은 효능을 발휘하는 식품이다. 잣에는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두뇌발달은 물론 신경 안정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혈관내 노폐물을 녹여 혈압도 조절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인체가 스스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또 잣에 풍부한 비타민B1은 소화 기능도 개선시켜주는데 특히 탄수화물 소화를 도와 곡류를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로 꼽힌다.

건강한 식습관 전도사로 유명한
상지대 한의대 김명동 교수는 "몸에 좋다고 해 어떤 특정 음식을 편식하면 오히려 영양 불균형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여러 음식을 통해 영양성분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수정과에는 생강과 계피, 곶감, 대추 그리고 잣 등 여러 식품의 영양성분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들어 있어 장염 예방은 물론 여름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