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신 성분 많은 ‘혈관 청소부’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 개선도
문화일보이경택기자
↑ 마늘종은 마늘의 좋은 성분을 지녔으면서도 맛은 덜 자극적이어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마늘종 장아찌.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여름철 입맛을 돌게 하는 음식으로 아삭아삭거리며 매콤한 맛을 내는 '마늘종 장아찌'만 한 것도 찾기 쉽잖다.
마늘종은 주부들로부터 마늘을 키울 때 생기는 부산물 정도로 취급받지만 성분을 꼼꼼히 살펴보면 마늘 못잖게 몸에 좋은 식품이다. 함량 차이는 있어도 마늘종은 마늘의 좋은 성분을 다 지녔으면서도 맛은 마늘보다 덜 자극적이어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마늘종이 얼마나 유익한 식품인지는 토양의 영양성분을 놓고 벌이는 마늘종과 마늘의 치열한 다툼을 봐도 알 수 있다. 봄철에 마늘밭에서 마늘종을 뽑는 작업에 농민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마늘종을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서가 아니다. 마늘꽃대인 마늘종이 그대로 있으면 마늘의 영양분을 다 빨아먹어 마늘 구근이 제대로 못 크기 때문이다.
마늘종이 하지정맥류를 비롯한 혈관질환에 좋은 음식으로 추천되는 것도 마늘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들어와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혈관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혈관 내벽에 혈전 등이 만들어지면 피가 제 길을 못 찾고 고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마늘종에는 마늘과 마찬가지로 알린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체내에 흡수돼 알리신으로 변하는 이 성분은 혈관 속에서 피를 엉기지 않게 하는 항혈전 작용과 피 속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마디로 끈끈해진 혈액을 맑게 하여 유연하게 혈관 내벽을 타고 흐를 수 있게 도와준다. 국내의 한 연구진에 따르면 알리신 함량은 데친 마늘종이 생마늘종에 비해 4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늘종은 또 대사증후군 개선을 통해 하지정맥류를 예방해 주는 효능도 지녔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동물 실험을 통해 고혈압과 복부비만, 고지혈증, 당뇨 등 여러 신진대사 관련 질환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대사증후군 개선에 마늘종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물실험을 통해 마늘종 추출물을 먹은 쥐는 먹지 않은 쥐와 비교해 체중은 9.6%, 복부 지방세포 크기는 38% 줄었다. 또 혈중 총 콜레스테롤은 19.6%가 줄었고 공복 혈당 역시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肝)의 중성지질은 26%, 콜레스테롤 농도는 17%까지 줄어 간 조직내 지방 축적을 마늘종 추출물이 막아줬다.
농진청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영국의 학술전문지 '식품 농업 과학 저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으며 분말화한 마늘종 추출물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농진청은 추가 연구를 통해 마늘종의 어떤 성분이 대사증후군에 관여하는지 밝혀낼 계획이다.
대사증후군으로 인해 나타나는 비만은 근육량을 감소시키며 지방만 늘리기 때문에 다리에 더 큰 압박을 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정맥의 혈류 흐름이 막히는 현상, 즉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사증후군 현상 중의 하나인 중성지질과 콜레스테롤 증가 역시 혈류 흐름을 저해해 하지정맥류 증상을 유발하는 데 한몫한다.
마늘종의 풍부한 식이섬유 역시 하지정맥류 예방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발병의 여러 원인 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변비다. 변비로 인해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을 쓸 경우 복부 내장을 압박하는 '복압'이 높아져 다리 부위의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고여 하지정맥류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마늘종 100g에는 5.4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으며 이는 오히려 마늘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마늘종의 식이섬유는 대부분 불용성이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음식 찌꺼기의 장 통과시간을 짧게 해 변비를 해결해 주고 용종, 대장암 등 대장질환 발병률을 낮춰준다.
중년남성들의 경우에는 이 같은 효능 외에 마늘이 주는 자양강장 효과도 마늘종 섭취를 통해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마늘종은 아르기닌, 페닐알라닌, 라이신, 메티오닌, 시스테인, 트레오닌 등 필수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마늘종의 제철은 3월에서 5월 사이다. 따라서 요즘 시장에 나와있는 마늘종은 지난달 수확된 것들이다. 따라서 마늘종 특유의 신선하고 아삭아삭한 맛을 즐기려면 잘 살펴보고 구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진한 녹색을 띠며 줄기가 곧고 탄력이 있는 것이 상품이다. 누런빛을 띠고 줄기가 억세면 오래된 것이다.
마늘종과 궁합이 맞는 음식으로는 건새우가 가장 많이 꼽힌다. 보통 '마늘종 건새우볶음' 등의 요리로 만들어져 상에 오른다. 건새우에는 마늘종에 부족한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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