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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겨울 추위의 선물이다

아기 달맞이 2013. 4. 20. 07:30


서울 여의도 윤중로 등 중부지방에 벚꽃이 만개했다. 꽃샘추위 탓에 더디게 핀 꽃이라 더 반갑다. 지구상의 꽃식물은 40만 종이 넘는다. 개나리가 이따금 늦가을에 피는 것처럼 ‘철 모르는 꽃’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식물은 밤낮의 길이, 온도 등 계절에 맞춰 꽃을 피운다.

 기온이 높을수록 봄꽃이 잘 개화할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가을에 맺힌 벚나무의 꽃눈이 이듬해 봄에 피어나려면 일정 기간 동안 추위를 겪어야 한다. 겨울이 추울수록 꽃으로 피어날 준비는 빨리 갖춰진다. 하지만 꽃눈이 일단 잠에서 깨어나면 기온이 높을수록 벚꽃이 빨리 개화한다. 최근 3~4년 동안은 주춤했지만 봄꽃 개화는 앞당겨지는 추세다. 기상청에 따르면 1920년대 서울에선 4월 18일 무렵에 벚꽃이 피었다. 2000년대엔 개화시기가 4월 5일 정도로 80년 전과 비교해 13일이나 앞당겨졌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꽃이 너무 일찍 피면 갑작스러운 추위에 얼어 죽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면 벌·나비의 꽃가루받이 도움을 못 받아 생태계 전체가 뒤죽박죽이 될 수 있다. 온난화가 지속되면 겨울 추위가 사라져 21세기 말엔 벚꽃이 피지 않고, 벚꽃 축제 가 없어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이번 주말 오전에는 전국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다소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다. 하지만 일요일에는 활짝 핀 벚꽃을 즐길 수 있겠다.

 

중잉일보 강찬수 환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