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른 봄에 피는 노루귀 / 최명운
당신은 나의 둥지며 보금자린 줄 알았습니다
전생의 인연으로
이승에서 꼭 만나야 할
불가결 요소인 줄 알았습니다
양지바른 곳에서
살포시 웃으며 무릎을 베어주고
지긋이 내려다보며
보듬어 주는지만 알았습니다
어짊을 겸비한 봄꽃인 줄 알았고
믿을 수 있는 봄의 화신인 줄 알았으며
작은 꽃잎이지만
대담한 배짱을 가진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당신은 이른봄의 여신
겨울 잔영 속에서 피는 노루귀입니다
잠시 넋을 잃도록 수줍은 미소를 짓다가
느끼기도 전 닫아버리는
당신은 내 가슴 속에서만 피는 여신입니다
봄볕에 한순간 고개 들어 피었다가
스르르 녹아 없어지는 신기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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