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설 연휴 기간 동안 가족, 친척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는 다양한 수학의 원리가 들어있다.
세뱃돈, 달력, 윷놀이 등 설 명절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며 깨닫는 수학이야말로 개정교과서에서 강조하는 생활 속에서 체득하는 수학이다.
◇화폐 단위부터 비율, 분수 감각 익힐 수 있는 세뱃돈
세배를 하고 받은 세뱃돈은 즐거운 공부 도구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세면서 아이들은 이 돈으로 무엇을 할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이번 설에 받은 세뱃돈 총액을 따져보고 각각 몇 퍼센트 비율로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워보자. 예를 들어 총 15만원의 세뱃돈을 받았다면 이 중 50%는 저축, 30%는 그 동안 사고 싶었던 의류 구매, 10%는 불우이웃에 기부, 나머지 10%는 지갑에 보관한다는 등의 용도와 비율을 정한 후 정확한 금액을 산정해볼 수 있다.
내가 받을 세뱃돈 금액을 예상해볼 수도 있다. 만약 할아버지가 올해 세뱃돈 금액을 10만원으로 정해 중학생은 고등학생의 절반, 초등학생은 중학생의 절반을 세뱃돈으로 준다고 했다면 나를 포함해 세뱃돈을 받을 대상의 사촌 수를 어림잡아 내가 받을 세뱃돈은 얼마일지 계산, 자연스럽게 분수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60간지 속 숨어있는 최소공배수의 마술
설 명절은 음력 1월 1일, 간지로는 계사(癸巳)년의 첫 날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간지가 달라지는데 연도별로 간지를 조합해보며 가족들의 태어난 해의 간지를 알아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는 수학놀이가 된다.
60간지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申), 임(壬), 계(癸) 라는 10개의 천간과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라는 12개의 지지가 순서대로 결합돼 그 해의 이름이 정해진다.
간지는 앞자리와 뒷자리가 동시에 한 자리씩 증가해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가 순서대로 맞물려 '갑자', '을축', '병인', '정묘'와 같이 60개가 된다. 60간지 표를 만들어 연도별 간지를 쓰다 보면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바로 60이 되어 똑같은 간지가 60년 만에 한번씩 돌아오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소공배수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알게 되는 것이다. 고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아이에게 천간과 지지의 수를 달리해 최소공배수를 구해 새로운 간지를 만들어 보자.
최소공배수의 원리를 이해한다면 버스 정류장에 배차 간격이 다른 버스가 서로 동시에 오는 시간 등 생활 속에서 수학원리가 들어간 것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수학 사고력이 생겨난다.
◇전통놀이 하며 다양한 수학원리 체득
여러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에 팀을 짜서 할 수 있는 전통놀이가 많다. 윷놀이, 자치기, 공기놀이가 대표적이다.
윷놀이는 확률과 경우의 수, 공간감각 등의 수학개념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기에 적합한 수학놀이다. 4개의 윷가락 중 엎어지는 윷가락과 뒤집어지는 윷가락의 개수를 세어 도, 개, 걸, 윷, 모 5개의 점수를 내는데 윷이나 모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셈할 수 있다.
자치기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전통놀이로 알을 공중에서 쳐서 멀리 날아가 떨어지면 날아간 거리를 채를 이용해 몇 배인지 점수를 내야 하므로 각도에 대한 감각과 직선거리와 곡선거리에 대한 개념 등을 공부할 수 있다. 공기놀이, 연날리기, 팽이 돌리기 모두 수학 원리가 가득한 전통놀이다.
교육업체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설 명절은 세뱃돈도 받고 다양한 전통놀이도 하면서 도형, 확률, 비율, 통계 등 여러 가지 수 개념을 익힐 수 있는 활동과 대화 소재가 많다"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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