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미

우리 속담 속 龍

아기 달맞이 2012. 2. 7. 01:37

 
임진년 첫 해가 솟구쳤다.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있는 용의 해 조형물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사자성어와 속담 속 용(龍)은 주로 무소불위의 힘과 권능을 가진 존재를 상징한다. '천용지호'(天龍地虎·하늘의 최고는 용이고 지상의 최고는 호랑이), 힘센 두 사람이 겨룬다는 의미의 '용호상박'(龍虎相搏·용과 범이 싸운다) 등의 표현이 보여주듯 용은 대적할 동물이 호랑이밖에 없을 정도로 강인하고 용맹한 동물로 여겨져 왔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용은 종종 영웅호걸, 성공한 사람을 비유한다. 훌륭한 사람이 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뜻의 '용반기연'(龍返其淵·용이 그 못으로 돌아간다), 영웅호걸이 기회를 얻어 일어난다는 의미의 '운증용변'(雲蒸龍變·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뱀이 변하여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른다) 등이 대표적이다. 큰 인물이 되어도 본바탕은 그대로임을 이르는 말인 '사화위룡불변기문'(蛇化爲龍不變其文·뱀이 용이 되어도 그 무늬는 변하지 않는다)에서도 용은 '큰 인물'을 가리킨다.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긍정의 의미에 가깝다. 좋은 꿈을 일컫는 '용꿈', 웅장한 산세를 비유적으로 이를 때 쓰는 표현인 '용반호거'(龍蟠虎踞·용이 서리고 범이 웅크린다)나 '용미봉탕'(龍味鳳湯·매우 맛있는 음식)에서 보듯 용은 크고 맛있고 좋은 무언가를 상징한다.

용은 물(水)과도 관련이 깊다. 예컨대 아무리 좋은 처지에 있던 사람이라도 불행해지면 하찮은 사람에게서까지 모욕을 당하게 된다는 뜻의 격언인 '용이 물 밖에 나면 개미가 침노한다', 처지가 매우 궁박하여 살길이 끊어진 상황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표현인 '용이 물을 잃은 듯' 같은 표현이 있다.

실제로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는 '龍(용)'자를 '미르 룡'이라 일컬어, 용의 순수한 우리말이 '미르'였음을 보여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미르는 물의 옛말 '믈'과 상통하는 말인 동시에 '미리(豫)'의 옛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말인 듯하다"며 "실제로 용이 등장하는 문헌·설화·민속 등에서 보면 용의 등장은 반드시 어떠한 미래를 예시해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