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한식 식재료의 재발견, 홍삼으로 요리하다

아기 달맞이 2011. 11. 25. 07:47

강경진 셰프가 제안하는 이색 메뉴

[세계일보]

"약초도 음식재료로 쓴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최고등급인 별 셋을 받은 프랑스의 국보급 셰프 파스칼 바흐보는 이달 초 열린 '2011 서울 고메' 행사에 참석했다가 홍삼이 식재료로도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 공예가인 스테판 르루는 이 행사에서 홍삼을 넣은 초콜릿을 선보이며 "홍삼의 쌉쌀한 향과 밀크초콜릿의 부드러움은 환상적인 궁합으로, 디저트의 여러 맛을 더해 주는 가나슈(초콜릿 아이싱)로 활용하기 제격"이라고 말했다.





홍삼 카프레제 파스타.

부모님의 건강보조식품으로만 여기던 홍삼이 식재료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외국인 셰프뿐 아니라 양식을 전공한 국내 유명 셰프들도 '한식 재료의 재발견'이라며 감탄했다.

세계 미식가협회 한국 최연소 셰프로 선정된 스웰(SWELL)의 강경진(사진) 셰프는 "우리 토종 식재료 중에도 트러플, 케이퍼, 프아그라 등 세계의 3대 진미보다 영양 등에서 훨씬 좋은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홍삼을 여러 메뉴에 활용해 보니 의외로 해산물, 육류, 가금류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나 디저트류에도 아주 잘 어울렸고, 젓갈의 비린맛을 제거하는 데도 탁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삼은 쓰다는 선입견 때문에 외국인들도 잘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맛을 내는 식재료와 결합하면 특유의 향과 맛이 살아 한국의 독특한 식재료로 외국 셰프와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을 질끈 감아가며 먹어야 했던 홍삼진액은 스테이크 가니쉬(고명) 및 샐러드 소스 등 각종 소스에 첨가하면 영양과 맛, 향을 고루 살릴 수 있고, 홍삼 분말은 물에 개서 고기를 잴 때, 꿀에 절인 홍삼절편은 음식의 고명으로 활용하면 음식의 질과 맛을 살릴 수 있다.

강경진 셰프가 홍삼 가루, 홍삼 추출물, 홍삼 진액 등 일반 가정에서도 흔히 음용하는 재료를 이용해 식전주부터 스테이크 소스, 디저트 등의 다양한 메뉴를 개발, 소개한다.





홍삼 라임 샷.

#홍삼 라임 샷=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마시는 식전주의 일종. 상큼한 라임향이 코끝을 타고 올라오는 사이 홍삼 특유의 쌉쌀한 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재료〉 홍삼진액 1t, 홍삼 추출물 1T, 라임즙 1/2t, 꿀 2t, 탄산수 80㎖

〈만드는 법〉 홍삼진액과 홍삼 추출물, 라임즙, 꿀을 섞은 뒤 기호에 따라 탄산수 또는 물에 녹여 작은 잔에 따른다.

#홍삼 카프레제 파스타=

핑거푸드처럼 손으로 집어 먹는 파스타.

〈재료〉 파스타(앤젤헤어파스타 얇은면) 60g, 발사믹 리덕션(졸인 것) 4T, 홍삼진액 1T, 다진 마늘 약간, 다진 파슬리 약간, 채썬 건고추 약간, 치킨스톡, 토마토, 후레쉬 모짜렐라

〈만드는 법〉 ①팬에 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다진 파슬리, 건고추를 향이 나도록 볶는다.

②발사믹 비니거 500㎖에 사과 4분의 1쪽, 샐러리 7㎝, 양파 6분의 1쪽을 넣고 300㎖ 정도로 졸인 뒤 식혀 발사믹 리덕션을 만든다.

③발사믹 리덕션과 홍삼진액을 파스타와 잘 섞이도록 비비듯 팬 위에서 볶아주고, 맛이 강하면 치킨스톡이나 물을 약간 넣어준다.

④토마토와 후레쉬 모짜렐라를 얇게 썰어 올려준다.





시트러스 살사와 홍삼절편을 곁들인 한우 등심.

#시트러스 살사와 홍삼절편을 곁들인 한우 등심=

스테이크 소스는 일반적으로 사골 육수를 졸인 데미글라스 소스를 많이 쓰는데 홍삼을 가미한 소스는 고기의 잡내와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홍삼이 극단적인 맛을 중화시키며 요리 재료들의 맛을 섞는 촉매역할도 한다.

〈재료〉 등심 120g, 시트러스 살사(라임, 레몬, 귤, 한라봉, 소금, 후추), 꿀 2T, 홍삼절편 2쪽, 홍삼진액 5g, 데미글라스 소스 50g

〈만드는 법〉 ①깨끗이 씻은 라임, 레몬, 귤, 한라봉의 껍질을 얇게 썰고 속살을 작게 썰어 섞어서 레몬즙을 약간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해 시트러스 살사를 만든다.

②홍삼절편을 채썰어 꿀에 재워 놓는다.

③등심은 양면을 그릴로 마크를 찍고 오븐에 넣어 원하는 정도로 익혀 준다.

④③을 오븐에서 꺼내 따뜻하게 데운 접시 위에 올려놓고, 시트러스 살사 약간과 꿀에 재워 놓은 홍삼절편을 올려 서브한다.

⑤데미글라스 소스와 홍삼진액을 함께 끓여 고기 위에 살짝 뿌려 완성한다.





홍절미와 홍삼 초코스틱.

#홍삼 초코스틱=

다크 초콜릿의 쓴맛과 홍삼절편의 단맛이 조화를 이뤄 입안 가득 달콤쌉싸름한 향이 퍼진다.

〈재료〉 초코 스틱, 홍삼절편 2쪽.

〈만드는 법〉①쿠키 반죽을 얇은 스틱모양으로 구워내고 홍삼절편은 채썰어 놓는다.

②다크 초콜릿을 템퍼링(초콜릿의 식감과 광택을 위해 녹였다가 다시 온도를 높였다가 낮추는 과정)해서 준비해 놓는다.

③쿠키스틱을 녹인 다크 초콜릿에 적당히 묻힌 뒤 채썰어 놓은 홍삼절편을 붙여 굳힌다.

#홍절미=인절미에 콩가루 대신 홍삼분을 묻힌 떡으로, 떡의 달달한 맛에 홍삼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이 환상적인 조합을 이뤄낸다. 홍삼향이 강한 만큼 한두 개 정도 후식으로 먹는 것이 적당하다. 만들기도 쉬워 어르신들에게 선물하기 더없이 좋은 메뉴다.

〈재료〉 인절미, 홍삼분 각각 얀간씩.

〈만드는 법〉 꿀과 우유를 넣어 만든 인절미에 홍삼분을 묻혀 준다.

김수미 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취재협조=한국인삼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