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리/이준배기자]최근 한식 세계화의 한 축으로 사찰음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서양요리는 정식코스라도 딱 먹을 만큼만 나온다. 그러나 한정식 같은 경우 한 상에 여러가지 반찬을 함께 올려 잔반이 많이 남는 건 필연적이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어 한식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이에 사찰음식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는 공양의 의미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공양은 함께 나눈다는 의미다. 모든 우주안에서는 함께 생명을 나누어 살게 돼 있다.

   
▲ 선재 스님이 서울 강남구 수서동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열린 사찰음식강좌에서 공양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미 3천년전 부처님은 발우(鉢盂)공양을 통해 음식쓰레기를 없앴다. 발우는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으로 남은 쌀 한톨까지 소중히 여기는 불가의 사상을 보여준다.

또한 뜨거운 물도 함부로 수채에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 구멍 안에 다양한 생명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함께 나눈다는 건 먹고 나서 버리는 것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자연을 더럽히지 않고 사는 게 먹는 사람의 일이다.

공기와 물을 더럽히는 건 곧 나를 더럽히는 것이다. 이것은 종교와 상관없는 만고의 진리다.

※ 도움말/선재 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장)

   

이번에는 쑥갠떡과 참죽순장떡, 취나물쌈밥을 만들어본다.

■ 쑥갠떡(쑥, 쌀, 소금, 식용유, 참기름)

쑥은 소금물에 데쳐 충분히 불린 쌀과 함께 소금간해서 빻는다.(쑥의 양이 많아야 떡이 맛있다.)→빻아온 가루에 적당하게 물을 주어 오래 치댄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동글 납작하게 빚는다.(오래 치대야 쫄깃하다.)→쟁반에 식용유를 골고루 바른 뒤 빚은 쑥갠떡을 올려 김이 오른 찜통에 찐 후 한 김 나간 뒤에 참기름을 발라 접시에 담는다.

   

■ 취나물쌈밥(취나물, 밥, 간장, 소금, 참기름, 통깨)

취나물은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서 물기를 짜고 간장, 참기름 양념을 한다.→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소금, 참기름, 통깨를 넣어 양념하여 한입 크기로 꼭꼭 쥐어 주먹밥을 만들어 양념한 취나물에 한 개씩 싼다.

   

■ 참죽순장떡(참죽순, 풋고추, 애호박, 밀가루, 고추장(된장), 식용유)

참죽순을 다듬은 뒤 씻어 송송 썰고 풋고추와 애호박은 다진다.→밀가루에 물을 부어 반죽한 후 고추장(된장)을 넣어 잘 섞는다.→썰어 놓은 참죽순, 애호박, 풋고추를 반죽에 넣고 섞어준 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얇게 장떡을 부친다.

   

# 한의학에서 본 사찰음식의 효능

"새살이 돋게하는 쑥·부스럼 치료엔 참죽"

쑥은 몸속에 큰 도움을 주는 식물이라고 해서 의초(醫草)라고도 한다. 쑥은 어디든지 돋아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산이고 들이고 어디서나 쑥쑥 자란다고 해서 쑥이라 불리게 됐다고도 한다.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잿더미 속에서 가장 먼저 피어난 식물도 쑥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한의학적으로 쑥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며 독은 없어 여자가 자궁이 차서 생긴 생리통이나 생리 불순, 하혈에 좋다. 복통·설사와 치질로 피를 쏟는 것을 멎게 하며 새살이 돋게 한다.

참죽은 이른 봄에 참죽나무 순이 돋아날 때 채취하며 매우 아름다운 붉은 색을 띠고 맛과 향과 색이 조화를 이루어 고급요리에 이용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참죽나무의 잎을 춘목엽(春木葉)이라 하여 살이 너무 가려운 옴과 종아리와 발목에 잘 생기는 부스럼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 도움말/수원 성심한의원 이종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