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방

도예가 이윤신의 그릇 이야기 / 2

아기 달맞이 2011. 6. 6. 23:45

아름다운 디자인에 실용성을 덧입힌 도예가의 그릇

아침 7시 30분이면 가족 모두가 함께 아침밥을 먹는다. 하루 세끼 중 가장 배부르게 먹는다는 아침은 국과 찌개 그리고 그녀가 가장 잘 만드는 다양한 나물로 차린다. 한식 위주의 식사이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그릇 중 가장 기본 스타일에 실용적인 것들을 사용한다. 저녁은 큰 디너 접시에 채소, 구운 빵 등을 담고 볼에 과일을 담아 다 함께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한다.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트레이에 올린 백자주기 세트가 멋스럽다(왼쪽). 좋은 도자기 그릇은 만져보았을 때 표면이 곱고 매끄러워야 한다.

손님이 올 때는 평소와 달리 실용성보다는 디자인으로 멋을 더한 그릇들을 사용해 음식이 보다 풍성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그녀는 식사를 할 때마다 손님과 모임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그릇을 매치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녀는 최근 상에 오르는 그릇의 수는 줄어들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 비해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음식 종류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한식과 양식을 두루 담을 수 있는 그릇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또 파스타나 샐러드와 같은 서양 요리를 한식기에 담고 와인잔과 함께 세팅하면 오히려 격식과 품격이 느껴진다. 도예가지만 평소 유리그릇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작년부터 유리로 디자인한 그릇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도자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요즘처럼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갈 때는 도자기 그릇들로만 음식을 담아 식탁을 차리고 보면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이럴 때는 청량감이 느껴지는 유리그릇들을 함께 매치해보세요. 흙이 주는 따뜻함과 유리가 주는 청량감이 어우러져 식탁이 한층 밝고 시원해 보인답니다.”

1 나무가구에 장식된 도자기 그릇들. 흙과 나무가 만나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2 따스한 봄날에 즐기면 좋을 다과상 차림. 테이블 매트를 깔고 그 위에 트레이를 올려 개인상을 차려낸 듯한 정성이 엿보인다.

3 도자기 그릇으로 준비한 서양식 코스 요리 테이블 세팅. 개인 매트 위에 개인접시와 냅킨, 술잔, 포크와 스푼을 정갈하게 놓아두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듯한 느낌이다.  

4 손님 대접을 위해 준비한 2인 밥상. 도자기에 담긴 음식들은 쉽게 식지 않는 장점이 있다. 뚜껑이 있는 그릇들에 국과 찜, 따뜻하게 먹으면 좋을 음식을 담고 뚜껑을 닫아놓으면 손님이 오기 전에 미리 음식을 담아놓아도 식지 않아 맛있게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