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먹기 좋고 보기 좋은 '구절판'

아기 달맞이 2011. 1. 31. 08:30

먹기 좋고 보기 좋은 '구절판'


▲ 구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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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판요리는 9개로 나뉘어있는 그릇의 모양에서 이름이 나온 것으로 밀쌈 요리입니다. 그릇 가운데 둥글고 얇게 부친 밀전병이 놓여 있고, 가운데 부분을 싸고 있는 8개의 사다리꼴 공간에 색색의 8가지 재료가 채로 썰어 볶아진 채 담기게 됩니다. 밀전병에 주변의 재료를 조금씩 넣고 싸서 겨자 초장을 곁들여 먹는 요리이지요. 다른 음식에 비해서 보기 좋은 음식이면서도 만들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고, 식어서 먹어도 괜찮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는 요리입니다.

8가지 재료는 선명한 색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화려하게 꾸밉니다. 당근, 오이, 계란 황백 지단을 비롯해서 쇠고기, 표고 버섯, 숙주, 석이버섯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 모두 채를 썰어 볶아 사용하는 요리이지요.

밀가루 반죽과 8가지 재료 만들기

가장 먼저 밀전병을 부칠 반죽을 만들어야 합니다. 반죽을 하고 난 뒤 시간이 오래 지나 밀가루 속에 들어있는 글루텐이 잘 형성될수록 매끈한 밀전병을 부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외의 재료는 그다지 특별한 게 없습니다. 집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재료, 즉 계란, 당근, 오이, 쇠고기 등이 필요합니다. 석이버섯은 요리에서 검은 색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합니다. 구절판에서는 맛보다 색을 내기 위한 재료입니다.

그러면 남는 한 공간은 어떻게 하느냐구요? 새우가 준비되어 있으면 새우를 구부러지지 않게 이쑤시개로 반듯하게 고정시킨 뒤 껍질 채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칩니다. 이것을 찬물에 담갔다가 꺼내 껍질을 벗겨낸 뒤 반으로 갈라 담아줍니다.

오이는 길이 5㎝로 등분한 다음에 그 오이를 세로로 세워들고 칼을 세워 돌려벗겨 썰기를 합니다. 오이의 겉부분인 초록색과 안부분인 연두색을 두 가지 재료로 하여 따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돌려 벗긴 오이는 곱게 채로 썰어둡니다. 간이 될 정도로만 소금을 뿌려 살짝 절여 두고요.

당근도 같은 두께로 채를 쳐두고 계란은 황백으로 갈라 각각 소금을 약간씩 뿌려 두었다가 멍울이 없도록 잘 풀어줍니다. 풀어진 계란은 약한 불에서 최소한의 기름칠만 한 팬에 얇게 지단을 부쳐 줍니다. 지단이 식으면 5㎝길이로 등분해서 곱게 채를 쳐 줍니다. 쇠고기는 우둔처럼 지방이 없으면서도 부드러운 부위로 준비를 해서 곱게 채를 쳐줍니다.

마른 표고버섯도 미지근한 설탕물에 부드럽게 불려 물기를 가볍게 짜고 곱게 채를 칩니다. 채를 친 표고 버섯은 쇠고기와 함께 불고기 양념장을 만들어 재워 줍니다. 불고기 양념장은 고기가 100g이라고 할 때 간장이 1큰술, 설탕이 1/2큰술, 그리고 다진 마늘과 다진 파, 깨소금과 참기름에 약간의 후추를 넣습니다. 골고루 섞은 이 양념장으로 고기와 버섯을 각각 무쳐줍니다.

숙주는 머리와 꼬리를 다듬어 끓는 물에 넣고 삶아 줍니다. 물의 양은 너무 많지 않게 하고 약간의 소금을 넣는 것이 비타민의 파괴를 줄이고 쉽게 무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삶아낸 숙주는 가볍게 물기를 짜준 뒤 약간의 소금과 참기름으로 깨끗하게 무칩니다. 지단을 채쳐주고 숙주도 데쳐 양념을 해두었다면 이제 밀전병과 팬에 볶아야 하는 재료들만 남습니다.

밀전병 부치기와 재료 볶기

그러면 이제 밀전병을 부쳐 줍니다. 밀전병은 재료를 말아 싸서 먹을 수 있어야 하므로 얇게 만들어져야하고 그렇게 되려면 반죽 자체가 농도가 묽어야 합니다. 숟가락으로 반죽을 들어 흘려 보았을 때 주주륵 하면서 떨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묽지요. 보통 채를 친 밀가루 1컵에 동량의 물을 넣고 혼합해 주면 알맞습니다. 여기에 적당한 소금 간을 해서 저어 반죽액을 만들어 줍니다. 하루 전날 미리 반죽해서 냉장고 안에 넣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밀전병을 부칠 때에는 마른 팬에 기름을 바른 키친 타월로 가볍게 한번 닦아 준 뒤 밀전병을 부쳐 줍니다. 밀전병이 혹시라도 부쳐지는 과정에 바닥에 붙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그렇지만 기름이 지나치게 많아지게 되면 모양을 둥글게 잡아주는 과정에서 모양이 잘 만들어지지 않고 기름 때문에 자꾸 팬에서 반죽이 숟가락을 따라 들러붙으며 일어나게 되어 실패를 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팬에 밀전병을 부칠 때에는 약불로 조절한 상태의 팬에 반죽액 1큰술이 1장 정도의 양이 되도록 붙이는 것이 알맞습니다. 팬에 반죽을 놓으면서 옆으로 뱅글뱅글 숟가락을 돌리면서 둥글게 퍼뜨려 얇은 밀전병의 형태를 잡아줍니다. 워낙 얇은 것이라 팬의 열기로 금세 익어가면서 점차 밀전병의 바깥 쪽이 위로 올라오면서 바닥에서 반죽이 약간 일어나게 됩니다. 이 때 그 끝부분을 들어 살짝 뒤집어 익혀준 뒤 꺼내 주면 됩니다.

꺼낸 밀전병은 그대로 겹쳐 두면 밀전병끼리 붙게 됩니다. 그러므로 공기가 통하는 채반에 겹치지 않게, 완전히 식을 때까지 놓아두었다가 겹쳐 담아 주면 좋습니다. 다 식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여러 장을 한꺼번에 겹쳐 상에 놓으면 한장씩 떼기가 쉽지 않으므로 쉽게 뗄 수 있게 하기 위해 밀전병 한 장에 잣 한 알, 그 위에 밀전병 하는 식으로 쌓아 올려 줍니다. 때로는 잣 대신 잣을 곱게 다진 가루를 솔솔 뿌려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밀전병은 부족해지지 않도록 넉넉히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밀전병이 다 만들어지면 나머지 재료들을 볶을 차례입니다. 이렇게 여러 재료를 팬에 볶아야 할 때에는 깨끗한 재료의 순서로 볶아주는 것이 좋지요. 먼저 오이를 볶아주고 그 후에 당근, 표고, 고기 순으로 볶습니다. 오이는 면보에 싸서 가볍게 물기를 제거한 뒤 팬에 볶아줍니다. 소금에 절이는 과정에서 이미 간은 한 셈이므로 다른 간은 하지 않아도 되지요. 지나치게 볶으면 오이의 푸른 색이 누렇게 변하므로 가볍게 볶습니다. 접시에 놓을 때에는 가능하면 겹치지 않게 펼쳐서 흩어놓아 열기가 빨리 식도록 합니다. 워낙 색감에 민감한 요리라서 색이 죽어버리면 요리 자체의 느낌이 달라지니까요.

당근은 조금 넉넉한 기름을 두르고 넣고 볶으면서 소금 간을 해서 나른한 느낌이 나도록 볶아줍니다. 그리고 나서 불고기 양념장에 재워 두었던 표고 버섯도 볶아주고요. 마지막으로 쇠고기도 고기의 결이 낱낱이 살아날 수 있도록 헤쳐가며 잘 볶아줍니다.

모든 재료가 준비가 되면 재료를 모두 식힌 뒤 예쁘게 그릇에 담아줍니다. 구절판이 있다면 구절판을 깨끗이 닦아 하루 정도 바깥에 놓아두어 칠의 냄새를 제거한 뒤 사용하고, 구절판이 없다면 커다란 접시를 사용합니다. 접시를 사용할 때에는 깨끗한 흰 접시가 좋습니다. 재료가 워낙 화려한 색으로 되어 있어 그릇이 화려하면 전체적으로 지저분한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요.

먼저 가장 중앙에 밀전병을 담고 주변에 준비된 재료를 색스럽게 담아줍니다. 비슷한 색끼리는 서로 마주보게 담아주고 강한 색 옆에는 약한 색을 담아 줍니다. 예를 들어 쇠고기와 표고는 색이 비슷하므로 마주보게 담고 숙주와 계란 흰자도 마주보게 담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각각의 색이 더 선명하게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모든 재료의 양은 비슷하게 맞춥니다.

겨자 초장 준비

자, 이제 마지막으로 겨자초장을 준비합니다. 겨자초장은 집에서 겨자를 개어 사용하는 것이 가장 향이 좋지만 시간이 없는 경우에는 시판되고 있는 튜브 형태의 겨자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이 겨자는 이미 발효를 시켜 놓은 상태의 것이거든요.

가루 겨자를 발효시키고 싶을 때에는 먼저 겨자가루 1큰술에 50~60도 정도의 물을 1큰술 섞어 뻑뻑한 반죽을 해줍니다. 실제 발효 온도는 40도인데 물이 숟가락에 떠져서 겨자와 혼합이 되면서 온도를 공기나 숟가락에 많이 빼앗기게 되므로 처음에 좀 더 높은 온도의 물을 떠서 혼합해 주어야 합니다. 반죽한 겨자는 그릇 안쪽 옆면에 넓게 펴발라 표면적을 넓혀준 뒤 불 위에 얹혀진 냄비 뚜껑 위에 엎어 놓고 13~15분간 발효를 시켜줍니다.

시간이 되어 그릇을 들어 냄새를 맡아보면 눈물이 핑돌면서 발효된 것을 확인 할 수 있게 되겠지요. 이 때 만약 온도가 제대로 맞지 않게 되면 떫고 쓴맛이 나게 됩니다. 시판되는 겨자는 이 발효시킨 겨자를 튜브에 담아 파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발효가 된 겨자는 발효된 시점부터 냄새가 휘발되기 시작하므로 가능하면 밀봉상태로 두어야 합니다. 완전히 밀봉되기 힘드므로 쉽게 향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겨자초장을 만들 때에는 이 발효된 겨자 1큰술에 설탕 큰술, 식초 1큰술, 그리고 약간의 소금을 넣어 만듭니다. 농도가 되직하게 느껴질 때는 배즙이나 물 또는 사이다를 섞어 주세요. 마지막으로, 겨자초장과 함께 구절판을 멋지고 화려하게 담아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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