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젖지 않는 마음 - 편지 ...나희덕

아기 달맞이 2010. 12. 4. 15:22

 

 

 

 

젖지 않는 마음 - 편지   ...나희덕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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