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굽이굽이 시골 인심이 정겨운 산골마을, 지리산 숲길

아기 달맞이 2010. 10. 12. 01:16

다산 정약용은 걷기를 ‘청복(淸福)’이라 여겨 즐겨했다. 그의 후손답게 대한민국 국민들은 걷기 여행을 푹 빠져있다. 걸어서 떠나고 싶은 여행객을 위해 그냥 보아도 좋지만 걸어서 보면 육감이 만족스러운 여행지 일곱 곳의 알짜배기 정보를 간추려 보았다.

가려 뽑은 우리 길 7선, 그곳엔 길이 있다(1)
굽이굽이 시골 인심이 정겨운 산골마을, 지리산 숲길(둘레길)


지리산 둘레길의 공식 명칭은 ‘숲길’. 지리산의 규모만큼 숲길은 3개도, 5개시군, 16개읍면, 80여개 마을을 이어주는 국내 최장거리를 자랑한다. 말 그대로 지리산을 가운데 두고 둘레의 300km 길을 둥글게 돌아 걷는 코스다. 그렇다보니 지역 주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그대로 보게 되고,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골 인심은 정겹게만 느껴진다.

연 평균 방문자 수만도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숲길은 크게 주천-운봉 구간, 운봉-인월 구간, 인월-금계 구간, 금계-동강 구간, 동강-수철 구간 등 다섯으로 나뉘어 있으며, 지난해 산청-하동 구간 70km 설계가 완료되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다른 구간에 비해 오르내리막이 적은 금계-동강 구간이 적당하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와 휴천면 동강리를 잇는 이 구간은 6개의 마을과 사찰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진다.

서암정사는 천왕봉을 바라다보고 칠선계곡을 마주하는 천혜의 절경으로 유명한 곳. 판소리 ‘변강쇠전’의 무대이기도 한 벽송사도 만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벽송사에서 소나무 쉼터까지 구간은 무분별한 농작물 채취로 다닐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좀 짧은 구간으로는 운봉-인월 구간도 무난하게 가족이 걸을 수 있는 평지길이다.


이밖에 조망이 좋은 구간을 소개하자면 숲길 가운데 맨 처음 개통되어 ‘제1구간’이라 불렸던 매동마을에서 금계마을에 이르는 길. 11.3km의 길 가운데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에 있는 해발 700m의 등구재 고개가 하이라이트. 이 길만 넘어서면, 창원마을 다랑이논 길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천왕봉·중봉·하봉·쑥밭재에 이르는 지리산의 파노라마가 인상적이다. 

다른 길들과 달리 지리산 숲길은 관광지가 아닌 순수한 마을길과 논두렁길로, 숲길로만 되어 있어 홈페이지를 통해 걷는 구간과 숙박 등을 계획한 뒤 움직이는 것이 좋다. 여행 시작 전, 남원 일월면에 있는 지리산길 안내센터에 들러 정보를 취합하는 것도 좋다. 관광지가 아닌 탓에 편의시설이 부족해 도시락, 물 등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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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코스
금계-동강 구간 : 금계마을-의중마을-서암정사-벽송사-벽송사 능선-송대마을-세동마을-운서마을-구시락재-동강마을(15.2km) 소요시간 6시간 맛집 월산식육식당_마천 흙돼지는 비계가 적고 육질이 쫄깃하다. (063-962-5025) / 두꺼비집_인월면의 어탕과 어탕국수집.(063-636-2979) 숙박 꼬부랑펜션_황토구들한옥펜션으로 길 가에 있어 찾기 쉽다.(010-3320-0275) / 매동마을_지역주민의 집에 민박이 가능하다.(서성자 011-568-2455, 이길춘 063-636-3549)  주변 볼거리 옥계저수지, 흥부골 자연휴양림, 뱀사골, 천왕봉  문의 지리산 안내센터 063-635-0850 www.trai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