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가을꽃게, 살맛 납니다!

아기 달맞이 2010. 9. 27. 07:49

그물마다 ‘주렁주렁

전북 군산 꽃게

 

▲ 10월초 전북 군산시 비응항 수산물센터의 꽃게집을 찾으면 인근 서해에서 갓 잡아올린 살이 꽉 찬 가을 꽃게찜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봄에 주로 잡는 알을 품은 암게는 꽃게장용으로 쓰인다. 암게는 알집과 내장으로 꽃게장을 담았을 때 삼삼한 맛을 내 ‘밥도둑’ 소릴 듣는다. 하지만 꽃게찜이나 꽃게탕용으로 내놓기에는 가을 수게를 따라오기 힘들다.

수게는 게맛살이 암게보다 많아 꽃게백숙(꽃게찜)으로 좋고, 꽃게탕을 끓여도 맛이 칼칼하고 시원하다. 가을 수게는 장(腸)이 없어 간장용으로 쓰이지 않지만 꽃게찜이나 탕, 무침으로는 제격이다.

특히 전북 군산시 서해 연안에서 잡히는 가을 꽃게는 풍성한 살집과 차지고 쫀득거리는 게맛살이 일품이다. 이맘때 다른 바다에서 잡는 꽃게와는 격이 다르다는 평을 받는다. 수심이 얕고 넓은 군산 앞바다에는 먹잇감이 풍부해 꽃게들이 한겨울 서해 먼바다로 나가기 전에 살집을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살집이 도톰하게 오른 수게가 암게보다 상품가치가 높다. 암게는 가을이 되면 개체 수가 많지 않은데다 어족자원 보호 차원에서 어부들이 암게를 거의 잡지 않는다. 또 6∼8월 산란기를 거치면서 암게는 속살이 비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게는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살을 가득 채운다.

10월 꽃게는 1㎏에 5000∼1만원선에 거래된다. 보통 5월을 전후해 잡히는 봄철 암게가 1㎏에 2만∼3만원선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가격인 셈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가을 보양식으로 가을 수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군산 수산업협동조합 비응도 위탁판매장에서는 하루 2∼3t의 가을 꽃게가 거래된다. 물론 전부 살아 있는 활(活) 꽃게만 취급한다. 군산수협 관계자는 서해의 고군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꽃게가 충남과 경기 서해 연안에서 잡히는 꽃게보다 1㎏에 1000∼2000원 더 받는다고 귀띔한다. 가을 꽃게 주산지인 전북에서는 남쪽의 위도(蝟島)에서부터 상·하왕등도와 고군산 군도를 거쳐 북쪽의 연도까지 서해 연안 전역에서 꽃게가 잡힌다.

꽃게는 통발이 아닌 그물로 잡는다. 그물을 쳐 놓고 하룻밤 자고 나서 그물을 걷어 올리면 꽃게가 과일나무의 과일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어 어민들은 꽃게를 ‘딴다’고 표현한다. 전북에서는 1t 미만의 작은 선박 50∼60여척이 가을 꽃게를 잡고 있다. 배 한 척당 많을 때는 150∼200㎏의 꽃게를 잡아 수입도 짭짤한 편이다.

군산수협에 따르면 꽃게 금어기(6월16일∼8월15일) 이후 군산 서해 연안의 꽃게 어획량이 늘어 1일 평균 6000㎏가량이 위탁 판매되고 있다. 군산수협은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꽃게 어획량 1564t을 크게 넘어 최대 풍어기였던 2008년의 2260t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병남 전북도 수산기술연구소장은 “꽃게는 활동영역이 넓지 않고 어미 한 마리에서 적게는 40만∼60만, 많게는 400만까지 알을 낳기 때문에 방류 작업을 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매년 전북은 수십만 마리의 꽃게 치어를 인공 부화시켜 서해에 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