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문장>(1939) -
이육사(李陸史 , 1904.5.18~1944.1.16)..
1904년 4월4일(음) 경북 안동의 원천리 불미골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원록(源綠)이며
호인 육사는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루었는데.. 그때의 수인번호 二六四를 따서 지었다.
낭송시로도 아주 훌륭한 시이다. 조국광복을 기다리며 희망찬 마음으로 지은 시이다.
흰색과 푸른색의 조화도 여름에 잘 어울린다. 알알이는 알라리로 함뿍에서는 함자를 중장음으로 한다
아이야 에서는 여유롭게 부르듯하고 기쁨으로 광복이라는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무리하는 자세를
갖고 한다. 전체분위기를 희망찬 느낌으로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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