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전철따라 떠나는 봄 산행

아기 달맞이 2010. 5. 18. 09:04

ㆍ수리산·관악산 철쭉 일제히 만개 장관
ㆍ용문산 용문사 1500년 은행나무 볼만

ㆍ‘경기의 소금강’ 소요산도 수도권 명소

귓불을 스치는 바람이 살갑다. 집에만 있기에는 상큼한 날씨가 아까운 이즈음 신록의 계절을 맞으러 집을 나설 때다. 교통체증이 걱정이라면 전철을 이용해 볼만하다. 수도권에서 전철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 '명산'이 적지 않다. 특히 중앙선은 강과 산이 조화를 이뤄 풍광이 아름답고 자전거를 싣고 갈 수 있어 더욱 인기다.

수리산


▲ 안산·과천·경부선

지난해 경기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수리산은 경기도 안양과 안산, 군포지역을 아우른다. 안양역에서 내리면 병목안시민공원을 지나 관모봉·태을봉·슬기봉·수암봉을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일반적. 수리산역에서는 태을봉까지 왕복 3~4시간 걸린다. 매년 5월이면 철쭉동산에 10만 그루가 넘는 철쭉이 일제히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과천선 정부과천청사역과 경부선 관악·석수역에서 등산로로 연결되는 관악산이 대표적이다. 관악산은 경기 5악(五岳)에 속했던 산으로, 1968년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됐다. 과천청사역에서 내리면 과천청사 뒤쪽 등산로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정상(629m)까지 왕복 4~5시간 정도 걸린다. 

수리산 철쭉동산


하산은 갔던 길을 되돌아오거나 2·4호선 사당역 방면(관음사), 2호선 서울대입구쪽 또는 경부선 관악역 방면(안양예술공원)으로 잡아도 좋다. 매년 이맘 때면 관악산 일대에는 철쭉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뽐낸다.

▲ 중앙선 

중앙선 전철역을 이용해 갈 수 있는 수도권 명산은 예봉산과 운길산, 청계산(양평), 추읍산, 용문산 등. 예봉산은 중앙선 중 서울에서 가장 가깝다. 팔당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고 정상(683m)까지는 왕복 4시간 정도 걸린다. 또 등산로 입구에는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맛집이 많고 운길산과 적갑산까지 일주할 수도 있다.

용문사 은행나무


양평군을 대표하는 용문산은 웅대한 산세가 자랑이다. 특히 용문사 경내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1500년의 은행나무가 볼거리다. 용문역에서 용문산 입구까지는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고 정상(1157m)까지는 왕복 5~6시간 정도 걸린다. 용문산관광지에서는 7·8일 이틀간 산나물 축제가 열리고 용문역에서 추읍산 고갯길과 산수유마을을 거쳐 원덕역까지 이어지는 희망볼랫길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다. 이외에 국수역의 청계산과 원덕역의 추읍산, 운길산역의 운길산도 산세가 수려하고 교통이 편리해 가족산행이나 가벼운 주말산행지로 제격이다.

▲ 경원선 

서울 북단에 위치한 도봉산은 북한산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된 수도권의 명산이다. 도봉산역에서 탐방지원센터(구 매표소)까지 15분 정도 걸리고 신선대(737m)까지는 왕복 3~4시간 정도 걸린다. 탐방지원센터에서 신선대까지는 계곡과 다락능선, 보문능선 등 3개 코스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5월 초까지 다락능선과 보문능선에서 만개한 진달래꽃을 볼 수 있다. 망월사역이나 회룡역에서도 등반이 가능하다.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워 '경기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소요산은 1981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소요산역에서 도로를 건너면 바로 등산로와 이어지고 정상(587m)까지는 왕복 4시간 정도 걸린다. 이외에 대공원역(과천선)의 청계산, 평촌역(안산선)의 모락산, 덕소역(중앙선)의 검단산, 양평역(중앙선)의 백운봉, 부천역(경인선)의 소래산, 수원역(경부선)의 팔달산·광교산, 천안역(경부선)의 광덕산 등도 전철역 주변의 산행 명소로 꼽힌다.

박춘선 코레일 광역철도본부장은 "수도권 전철노선에는 사계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명산이 의외로 많다"며 "전철을 이용한 산행은 건강을 챙기면서 환경을 살리는 일석이조의 여행"이라고 말했다.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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