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나라에 한의사 동봉은 뛰어난 의술로 많은 환자들의 병을 고쳐주고 치료비 대신 집 뒤에 있는 동산에 살구나무를 심게 했다. 그렇게 한 그루씩 심다 보니 동산이 살구나무로 숲을 이루었고, 동봉은 살구로 치료하거나 곡식으로 바꿔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 숲을 한의사 동봉 신선의 살구나무숲, 즉 행림(杏林)이라 부르게 되었다.’
오늘날 한의원을 행림이라 하고, 한방축제를 행림제라고 칭하는 연유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살구나무는 춥고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원산지는 중국의 북서부지역인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전해졌으며 지중해 연안이나 터키, 이란이 주산지이다.
우리나라에는 오래전부터 중부 이북 지방의 산야에서 자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1970년대 초부터 과수원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살구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소교목으로 열매의 과육을 행실(杏實)이라 한다.
여름에 과실이 성숙할 때 과육과 씨앗의 겉껍질을 제거하고 속씨만 취하여 말린 것을 행인(杏仁)이라 한다. 과육인 행실은 주로 생과로 먹으며, 말린 살구`잼`통조림`넥타 등으로 가공하기도 한다. 행인(杏仁)은 한약재로 많이 이용된다.
동의보감에 ‘행실은 7월경에 황색 또는 황적색으로 익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맛이 시며 약간의 독이 있다. 많이 먹으면 정신이 상하고 힘줄과 뼈가 상한다’고 기재돼 있다.
열매의 약 90%를 차지하는 과육은 대부분 수분과 당으로 이루어졌으며, 인`단백질`지방`철분 및 비타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기산은 시트르산`사과산 등이 들어 있고, 무기질은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잘 익은 행실이 황적색을 띠는 것은 베타카로틴(betacarotin)이 함유된 카로티노이드계 색소 때문이다.
이것은 보통 오렌지색을 띠는 과일이나 야채에 많이 함유돼 있는데, 일정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라이코펜(Lycopene)을 함유하고 있어 운동 후 피로물질인 젖산을 제거하고 유해산소를 없애줘 피로와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한의학적으로 행인은 끓는 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겨서 사용한다. 성질이 따뜻하고 약간의 독성이 있으며, 쓰고 약간 매운맛이 있다. 쓴맛이 폐기(肺氣)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작용이 있다.
매운맛은 폐나 기관지에 생긴 건조한 담을 제거해 기침을 멈추게 하고 숨이 찬 것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행인은 가래가 많은 기침과 천식 등에 많이 사용된다. 또한 행인은 지방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대장 윤활과 통변 효능이 있다. 노약자나 산후의 변비에 효과가 있으며 피부 미백효과가 있어 피부 팩이나 비누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행인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면 특유의 독성 때문에 중독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청산배당체의 아미그다린(amygdalin)이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 유독성의 시안화수소산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살구씨 기름이 기관지, 천식, 숙변제거, 변비치료 등에 효과가 있는 식용기름인 것처럼 허위`과대 광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행인은 과용 시 구토, 설사, 현기증, 두통과 심할 경우 산소결핍으로 혼수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행인유와 행인은 식품으로 판매할 수가 없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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