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원주 카페 코벤트 가든

아기 달맞이 2009. 9. 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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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 구곡택지 안에 자리 잡은 카페 ‘코벤트 가든’은 단순히 카페라고 하기엔 뭔가 다르다. 차 한잔 마시며 주인의 인테리어 감각과 따뜻한 감성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1 코벤트 가든의 테라스. 나무로 된 외벽에 페인트를 칠해 부식된 철골 질감을 냈다.
2 디종 머스터드를 듬뿍 바른 파스트라미햄 샌드위치. 6천 원.
3 완전히 오픈되어 있어 시원한 느낌이 드는 주방. 이곳을 찾는 작가들의 전시회 소식을 전하는 엽서들을 세워놓으니 그 자체로 하나의 장식품이 된다.


물건이나 공간은 쓰는 사람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벤트 가든은 소인숙 대표의 취향과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전공을 하지는 않았지만 <행복이 가득한 집>을 창간호부터 구독해오며 실질적인 인테리어와 가드닝 감각을 키웠다는 그는 현재 아파트와 전원주택 인테리어를 맡아 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코벤트 가든은 편안한 분위기의 내추럴 빈티지풍 카페로, 소인숙 씨가 직접 발품을 팔아 사 모은 가구, 조명, 소품과 식물로 꾸몄다. 나무 작가 박종선 씨 등의 작품과 유명 브랜드 가구부터 빈티지 소품까지 종류도 다양한데 어느 것 하나 흔한 물건이 없다. 특히 색색의 에코타일로 바닥을 장식하고 한쪽 벽면 전체를 스크랩 판으로 만들어 유용한 읽을 거리를 붙여놓은 화장실은 그가 가장 공들인 공간. 카페 한편의 책장에는 외국 인테리어 서적과 국내 잡지, 소설 등 여러 가지 책을 구비해 혼자 오는 손님들을 배려했으며, 25년 전 구입했던 음악 출판사의 달력을 액자로 만들어 벽에 걸어둔 센스도 돋보인다. 작은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는 그의 성격은 코벤트 가든의 메뉴에서도 잘 드러난다. 친환경 농산물 전문점 ‘한살림’을 애용하는 그는 이곳을 찾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을 생각해서 친환경 재료를 쓰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엄마 같은 마음씨 때문인지 주변 원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원주 캠퍼스 학생들과 외국인들이 자주 찾아와 인생 상담을 하기도 한다고. 인테리어나 가드닝에 관한 조언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상담도 해준다. “처음에는 그냥 차 한잔 마시러 들어왔다가 단골이 된 분이 많아요.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 말고도 제가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것을 모아놓은 공간이라 그럴까요? 다들 여기 오면 편안하다고 해요. 저 역시도 이곳을 운영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는 진심으로 대하면 다 통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어요”. 소인숙 대표는 저녁 시간 해가 진 뒤 불을 밝힌 카페가 가장 예쁘다고 한다. 강원도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면 원주에 들러 마음의 휴식을 얻어보면 어떨까.
드립 커피(브라질, 케냐, 이르가체페) 5천 원, 아포가토 6천 원, 와인 1만~12만 원대, 브리 치즈와 피스타치오 1만 원. 주소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1994-2 문의 033-762-6265 

(왼쪽) 소인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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