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건강식과 약선(藥膳) 요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꽃요리에 대해서는 아직도 새로운 서양의 유행쯤으로 여기는 일이 많다. 6·25의 참상과 일본에게 당한 설움의 시간이 잔상처럼 남아있는 우리에게 ‘화식(花食)’이라는 것이 어쩌면 사치스러운 일상의 단면처럼 느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산과 물이 풍부했던 우리의 자연 환경은 언제나 우리 밥상을 여러 식물들로 채웠으며, 그러기에 꽃 요리는 낯선 것이 아닌 고통과 재건의 100여 년 시간 속에서 잠시 잊고 살았던 우리 본연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궁중 절식인 삼짇날의 진달래 화전, 중앙절의 국화전과 국화주는 이러한 우리의 화식 문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궁중이나 반가의 여인들은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꽃차를 상용하였고, 꽃이 식물의 생식기를 의미한다하여 풍년과 다산을 기원하는 데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러기에 인동꽃, 달맞이꽃, 국화꽃 등을 우리 생활과 음식에 사용한 예는 옛 기록에도 다양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은 식용꽃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우리의 꽃 65가지를 차, 발효액, 요리 등으로 풀어 놓고, 꽃을 응용하여 새로운 맛과 새로운 분위기를 낸 전통 음식 11가지를 더하여 꽃요리에 대한 독자들의 접근을 좀 더 쉽게 하였다. 더불어 꽃으로 음식을 만들 때의 저자의 마음을 한 폭에 사진과 함께 짧은 글로 곁들여, 꽃요리의 생소함을 달래고자 하였다. 만드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정성이 가득한 보약이 되게 하는 꽃요리. 꽃에 숨어 있는 쌉쌀하거나 매콤 달콤한 각색의 맛을 찾고, 그 화려한 색과 향을 요리에 응용하여 색다른 기쁨을 나누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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