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미

공수래 공수거-수의에는 왜 주머니가 없을까?

아기 달맞이 2009. 7. 18. 15:08


저 세상 갈 때 입고 떠나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여성용 수의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가져가고 싶어도 넣어갈 주머니가 없는 옷이 수의 입니다. 곰곰이 생각 해 본적이 있습니까. 염습(殮襲)할 때 시체에 입히는 옷인 수의에 주머니가 없는 이유를 말입니다.

부자라고 해서 수의에 큼지막한 주머니를 만들어 세상에 남겨두고 떠나기에 아까운 물건들을 담아 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승과 작별하는 길에 입는 수의를 통해 인간은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다가 돌아갈 때 빈손으로 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이’ 주머니 없는 수의를 입는다

 
가진 것 많은 자나 없는 자나, 세상을 쥐락펴락 하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죽어서 누구나 주머니가 없는 수의를 입고 ‘빈손’으로 저승길로 향합니다. 돈 있는 사람은 비단으로 된 수의를 입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은 값 싼 수의로 몸을 감싼 채 이 세상과 이별을 합니다.

우리네 인생사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입니다.

하루 세끼 밥 먹고 잠자고 늙고 병들어서 떠나는 게 인생입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저 세상 갈 때는 ‘똑같이’ 손에 쥔 것 없이 떠납니다. 그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오늘도 아등바등 살아갑니다.

가진 자는 더 갖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없는 사람은 곶간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관 속에 담긴 남성용 수의

 
조금이라도 더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상대방을 곤경에 빠트리기도 하고 때로는 숨통을 옥죄기도 합니다. 욕심 때문에 먹어서는 안 되는 검은 돈 받아 쇠고랑을 차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제 오늘의 뉴스가 아닙니다.

돈 때문에 사람의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한 대접을 받기도 하고 부모가 남긴 유산을 더 차지하기 위해 형제간에 주먹다짐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절친한 친구와 돈 거래를 잘못해 하루아침에 원수지간이 되는가 하면 돈 때문에 부모자식 간에 담 쌓고 사는 집안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세상 떠날 때 얼굴 가린 채 옷 한 벌 입을 뿐인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습니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누군가를 마음 아프게 한 적은 없는지, 가족과 친구들을 곤경에 빠트린 적은 없는지 한번쯤 뒤돌아 봤으면 합니다.

우리는 저 세상 갈 때 옷 한 벌 입고 떠납니다. 그것도 주머니가 없는 ‘옷’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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