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레스토랑) 초미을
‘약초의 맛과 향이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뜻의 <초미을(艸味乙)>은 약초정식전문점이다.
상에 음양오행이 깃들어 있다. 건강하고 몸에 좋은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낸 음식은 눈으로만 봐도
향긋하고 아름답다.
◇ 약초에 시간과 정성을 가미해 만든 기초식품
<초미을>에서는 계절마다 직접 재배하거나 채취한 약초를 기본으로 상을 차려낸다.
이곳을 꾸리고 있는 이난영 대표는 식품가공학을 전공했고 9년째 마사지, 침, 뜸, 화토요법, 수기치료 등
동양전통의술을 공부하고 또 가르치고 있다.
중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병을 치료하는 것에는 음식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약초음식에
관하여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벌써 5년째다.
3년 전에는 약초음식연구원 휘선제를 개설하기도 했다. 배우고 가르쳐왔던 것을 현실화한 것이 <초미을>인
셈이다. 아무리 몸에 좋고 병을 고친다고 한들 대중화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제철에
채취한 약초를 법제화(독소를 제거하는 과정)하여 음식을 만드는 것에 기본이 되는 기초식품을 만든다.
기초식품을 정확히 정의하기 어려우나 약초를 발효하고 숙성해서 만드는 효소, 뽕나무, 해조, 약초 등을
넣어 만든 소금, 조청, 장류 등 음식에 들어가 간과 양념이 되는 것을 말한다.
◇ 병을 다스리고 예방하는 약초음식
음식을 만들 때는 체질과 관계없이 먹을 수 있도록 약초를 배합해야 한다. 발효와 숙성이 필요한 음식이나
기초식품은 시간이 오랠수록 약이 된다고 한다.
기름과 진간장을 넣는 대신 약초와 멸치, 다시마, 버섯 등으로 낸 약초육수로 간을 하고 여름에는
식중독을 예방한다는 부추를, 가을에는 우엉을 넣어 만드는 잡채, 몸의 뭉침을 풀어준다는 울금을 발라
구운 고등어구이, 다섯 가지 버섯(비싸고 귀한 버섯 한 가지보다 다섯 종류를 같이 먹는 것이 낫다고
한다)을 넣어 백령초와 치자로 색을 낸 버섯묵, 야생복분자소스와 아까시꽃소스, 오디소스 세 가지가
곁들여진 복령(茯笭)전병, 찔레순김치, 민들레김치와 산초열매, 죽순 등으로 만든 장아찌 등 밑반찬까지
20가지 이상 음식들로 차려진다.
효소를
넣어 만든 효소김치는 담근 지 한 달 정도 된 것이지만 묵은지처럼 깊은 맛이 있다.
약초라는 말만으로도 먹기 꺼려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치자 등의 약초물로 지은 색이 예쁜 약초밥에
약초육수로 살짝 볶아낸 꽃버섯, 표고버섯, 석이버섯 등 다섯 가지 버섯, 잘게 썬 김치, 김으로 버무려
죽염으로 간을 한 약초주먹밥(5000원)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다는 이 대표의 마음에서 개발된
메뉴로 아이들과 함께 오는 고객들은 물론 추가메뉴로도 인기가 있다.
약초정식과 초미을정식은 각각 2만원, 1만5000원. 그 외에 제철에 채취한 약초를 넣어 반죽해 만드는
약초국수가 1만원이다.
가능성 - 약선 요리와 차별화 된 약초정식은 최근 고객들의 가장 큰 니즈인 건강과 맛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변수 -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음식인 것에 반해 지역특성상 가격저항이 커 객단가에 비해
식재·인건비가 높다.
제철 식재료에 약초 활용해 300가지 음식
사람 살리고 병 고치는 밥상 차리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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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동원(藥食同原)이란 말이 있다. '약과 음식은 근본이 같다'는 뜻이다.
음식으로 병을 다스린다거나 밥이 보약이란 말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제철에 나는 음식, 오염되지 않은 자연식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약식동원'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밥과 반찬 등 일상적인 음식들과 실제 약초와의 어울림은 어떨까.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약초를 곁들여 만든 음식들을 내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 담양 소쇄원 앞의 '초미을'은 밑반찬에서부터 밥과 국, 각종 요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식에 약초를 활용하는 한정식집이다.
밥도 봄 여름 가을 따라 달라
이 집은 자랑거리가 많은데, 실로 '장금이'가 왔다가 울고 갈만한 수준이다.
첫째, 제철 식재료를 써서 철마다 다른 음식을 선보인다는 점. 둘째, 모든 음식을 약초를 활용해 만든다는 점. 셋째, 모든 밑반찬을 직접 만든다는 점. 넷째, 일반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직접 만든 약초조미료를 쓴다는 점. 다섯째, 죽염이나 상염(뽕나무잎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는 점.
약초음식 개발 경력 8년, 약초를 활용한 음식 300가지를 직접 만들어 낸다는 초미을 주인 이난영(44)씨가 말했다.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해집니다. 제철 자연식을 위주로 사람 살리는 음식, 병을 치유하는 음식을 밥상에서 구현해 내는 게 꿈입니다."
먼저 밥을 보자. 밥솥째 상에 오르는데, 솥뚜껑을 여니 뜨거운 김과 구수한 내음 속에 드러나는 감자밥이 노란색이다. 치자를 우려낸 물로 밥을 지었기 때문이다.
"치자는 심장의 열을 내리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감자는 소화를 돕지요."
치자·감자밥은 여름용 밥이다. 가을엔 위장을 다스리는 마와 고구마·버섯을 넣어 밥을 짓고, 봄엔 칡순·홑잎 등 새순을 곁들인 나물밥을 지어 낸다고 한다.
삼겹살 약초 달인 물에 삶고 쌈장과 토하젓에도 갖은 약재
여름철 상에 오르는 요리들로는 사물삼겹수육, 부추잡채와 삼색전, 버섯묵·도토리묵, 마 두부찜, 울금 고등어구이, 복령 전병 등이 있다. 주요 요리는 망초꽃잎 등을 곁들여 장식한다.
사물삼겹수육은 삼겹살을 천궁·당귀·작약·숙지황을 달인 물에 삶아낸 수육이다. 약초물에 1시간30분 삶은 뒤 냄비 밑에 솔잎을 깔고 고기를 얹어 다시 한 번 익혀 손님상에 낸다.
고기가 부드럽고 약초향이 은은하다. 수육을 찍어 먹는 쌈장과 토하젓에도 갖은 약재가 들어간다. 쌈장에는 심장에 좋다는 연자육(연씨)과 해바라기씨·호박씨·잣 등 견과류를 갈아 넣고, 토하젓에도 감초·대추와 견과류를 첨가한다. 잡채엔 식중독을 예방하는 부추를 곁들이고 기름은 쓰지 않는다. 역시 약초물로 만든 육수를 사용해 잡채를 만든다.
삼색전이란 빨강·노랑·초록색을 띤 밀가루전이다. 각각 백년초·치자·쑥을 써서 색깔을 낸다. 전에는 버섯·호두·해바라기씨 등을 빻아 넣는다. 붉고 노란 빛깔의 버섯묵에도 백년초와 치자를 쓴다. 두부는 위장에 좋고 항암효과가 있는 마와 버섯을 첨가해 직접 만든 두부를 쓴다. 울금고등어구이는 울금에 노란색을 입혀 구운 것이다.
전병은 한약재인 복령가루를 섞고 쑥·치자로 색깔을 낸 피를 만들어, 여기에 마·인삼·버섯·샐러리·우엉 등을 싸서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전병을 찍어 먹는 소스도 주목할 만하다. 아까시(아카시아)꽃으로 만든 즙, 오디 즙, 산딸기 즙에 각각 갖은 양념을 한 세 가지 소스가 나온다. 놀랍게도 각각의 소스에선 아카시아 꽃향기와 오디향, 산딸기향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아까시꽃은 천연 항생제이자 진통제입니다. 치통에도 효과가 있지요."
“약초라 해도 마구 넣는 게 아니라 음양오행 궁합 맞춰”
밑반찬은 어떨까. 봄에 채취해 저장해 둔 찔레순 김치, 민들레 김치, 연근, 마·우엉·감자조림 등 주변에서 흔히 나는 제철 재료들을 밑반찬으로 만들어 낸다. 이씨는 "요리의 기본을 이루는 기초식품이 매우 중요하다"며 "음식의 모양은 누구나 얼마든지 멋지게 꾸며낼 수 있지만 기본 재료만큼은 꾸밀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거의 대부분의 식재료를 직접 채취하거나 재배해 쓰지만 불가피하게 구입해서 써야 할 재료가 생길 경우엔 식초·소금물·청주 등에 담가두었다가 쓴다. 이렇게 하면 농약 성분의 코팅된 막을 벗겨낼 수 있어 체내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씨가 더욱 중요시하는 것은 음식의 궁합이다.
"좋은 약초라 해서 아무 음식에나 마구 넣는 게 아닙니다. 음양오행에 따라 음식과 약초가 서로 기운을 돋워주고 살려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빛깔이나 맛도 살아나지요."
약초국수도 낸다. 여름엔 조릿대콩국수를, 가을엔 약초칼국수를 낸다. 콩국수는 대나무의 일종인 조릿대를 달인 물로 콩을 불리고 갈아, 다시 조릿대물을 섞은 콩물에 소면을 말아 낸다. 수박·오이·달걀·배를 채 썰어 올리고 백일홍 꽃잎을 띄운다. 조릿대 성분은 항암효과가 있고 백일홍 꽃잎은 여성 질환에 좋다고 한다.
닭백숙·오리백숙에도 천문동·연자육 등 다양한 약재가 들어간다. 가을엔 약초추어탕도 낼 예정이다.
한의학 본격 연구하며 8년 째 매달려
이씨의 이런 식견과 경험과 솜씨는 그가 젊은 시절부터 관심을 가져 온 "사람 살리는 일"에서 비롯했다. 식품가공학과 출신인 그가 지속적으로 공부해 온 분야가 전통의학이었다. 특히 경락을 배우면서 발 건강법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난치병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되면서 관심 분야는 마사지를 통한 건강과 미용, 침술, 수기치료, 약초 건강으로 확장됐고 결국 자연 건강식 쪽에 매진하게 됐다고 한다.
"여러 경험을 해보니 결국 사람 살리는 일의 기본은 음식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는 현재 대학원(박사과정)에서 기공학을 본격 연구하면서, 약초음식 연구 개발에 8년째 매달리고 있다. 음식점에 내놓는 밑반찬과 요리들은 그가 개설한 약초음식연구소인 곡성의 '약선연구원 휘선제'에서 개발된 것들이다. 그는 이곳에서 3년째, 직접 기르고 채취한 약초와 야채, 직접 담근 장류들로 갖가지 약초음식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이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올해 초 차린 음식점이 초미을이다.
"개발한 약초음식들이 대중화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싶어서 음식점을 냈죠. 의욕만 앞서서 그런지 제대로 해내기가 무척 힘드네요. 그래도 섭생을 중시하는 분들이 찾아와 맛있게 드시는 걸 보면 힘이 생깁니다."
이씨는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약초건강을 강의하고, 복지관 등에선 약초음식과 발 건강법 등을 가르치며 동생 부부와 함께 초미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초미을(艸味乙)'은 '약초의 맛과 향이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뜻이라고 한다.
주소 광주시 북구 충효동 311 전화번호 (062)266-7714
영업시간 10:00~21:00 (12:00~14:00 점심특선)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성공 창업 프랜차이즈 허브" 이데일리 EF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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