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공예

추억과 시간 깃들어 더 멋져 보여요

아기 달맞이 2014. 5. 21. 07:40

버리는 옷·폐천막으로 만든 가방… 고장난 시계, 열쇠고리로 재탄생
리폼·업사이클링 클래스&제품 만나는 공간

버리려던 것들을 활용해 새것보다 더 근사한 리폼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할머니가 물려주신 반지를 요즘 유행하는 디자인으로 리폼할 수 있다면 어떨까. 버려지면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것들이지만 전문가의 아이디어와 손길을 거쳐 환골탈태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의미 있다. 리폼을 배워볼 수 있는 클래스부터 리폼 대행, 리폼이나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나본다.


	'세이지디자인'의 업사이클링 클래스에서 만들어볼 수 있는 제품들.
'세이지디자인'의 업사이클링 클래스에서 만들어볼 수 있는 제품들. 구멍난 양말, 자투리 천, 고장난 시계 등 모두 버려질 물건이었지만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보태 수공예 작품으로 태어났다.

양말로 인형, 군복으로 가방 만드는 클래스

'서촌'이라 불리는 종로구 신교동에 있는 세이지디자인(02-335-4531, sagedesign.co.kr)은 언뜻 보면 소품 가게 같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양초, 열쇠고리, 틴케이스, 가방 등이 진열대에 가지런히 장식돼 있는데 자세히 보면 아픔(?)이 있는 물건들이다. 고장난 시계로 만든 열쇠고리와 브로치, 버려진 찻잔이나 병을 활용한 양초, 구멍난 양말로 만든 인형, 포장마차 천막으로 만든 화분싸개 등. 이곳에선 업사이클 제품을 판매하며 업사이클링 클래스도 진행한다. "단순한 재활용인 리사이클링과 달리 업사이클링은 재활용에 아이디어를 보태 원래의 제품보다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죠. 업사이클링 클래스는 기초 기술 강의 후 창의력을 키우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김자연 세이지디자인 실장의 말이다.

이곳의 업사이클링 클래스에서는 바느질과 재봉틀부터 배운다. 간단한 컵받침 만들기부터 시작해 손바느질 수업, 가방 만들기 등을 해보며 재료 구입처 방문이나 전시회 관람 시간도 갖는다. "전문적인 재료 구입처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이곳을 거친 수강생들 중에선 업사이클링 작가로 활동하거나 리폼 전문 매장을 여는 경우도 있다"고. 업사이클링 클래스는 주 2회 2개월 과정 재료비 포함 80만원. 단, 클래스 위주로 운영되는 공간인만큼 제품 구입을 위한 방문 시 전화 문의 필수다.

전문가의 손길 더해 새것처럼


	유행이 지난 주얼리를 새로
유행이 지난 주얼리를 새로 운 디자인으로 리폼해주는 '파나쉬'.

친정엄마나 할머니가 물려주신 반지. 의미 있는 물건이지만 어쩐지 착용하고 다니기엔 부담스러운 디자인이라 고민일 땐 리폼을 고려해볼 만하다. 강남구 청담동 파나쉬(02-3445-7756, panachekorea.com)는 맞춤 제작이 가능한 주얼리 매장. 주얼리 리폼 전문 매장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대표인 영국 유학파 출신 주얼리 디자이너 차선영씨가 직접 상담을 하고 전문 세공사가 리폼을 담당한다. "주로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 주얼리들을 리폼하려는 고객들이 많다"는 게 차씨의 말. 주얼리 리폼은 의뢰하는 주얼리에 있던 재료들을 대부분 활용하곤 하는데, 이곳에선 전체적인 디자인에 필요한 재료들만 활용하고 새로운 재료들을 추가해 트렌드에 맞으면서 활용도가 높은 디자인으로 리폼해주는 게 특징이다. 주얼리 리폼은 의뢰 후 상담부터 디자인 스케치 시안 확인, 리폼까지 3주 정도 소요된다. 귀걸이, 목걸이 등 리폼 가격은 40만원대부터. 강남구 대치동 명진사(02-556-8812)는 명품 가방, 구두 수선 전문점. 강남 일대 명품족들에게 '신의 손'으로 불리는 주인 김상식씨가 명품 수선과 리폼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11년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서 명품 수선과 리폼의 달인으로 출연하며 현재 전국적으로 명품 리폼 의뢰가 들어온다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리폼이 가능한데, 특히 꼼꼼한 바느질 등으로 이용객들 사이에서 만족도 높은 곳으로 꼽힌다.

업사이클링 제품 전문 판매 매장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꼽히는 '프라이탁' 가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꼽히는 '프라이탁' 가 방

업사이클링 브랜드나 관련 매장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그래픽 디자이너 마커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만든 브랜드. 트럭덮개용 천막에 사용되는 타폴린(tarpaulin) 소재 제품과 에어백, 안전띠 등을 활용한 가방·지갑·파우치 등을 선보인다. 대표 상품이라 할 수 있는 메신저 클래식백부터 비즈니스백, 토트백 등 디자인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가격은 명함케이스 6만원대부터. 용산구 이태원동의 밀리미터밀리그램(02-795-1520, mmmg.net) 내 프라이탁은 한국 최초 공식 매장으로 프라이탁의 다채로운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리블랭크(02-744-1365, reblank.cafe24. com)는 업사이클링 패션 전문 브랜드로 타폴린 소재 가방, 자투리 가죽 등을 활용한 지갑과 명함케이스 등을 제작, 판매한다. 월드컵 응원 옥외 광고물로 쓰인 천 등을 수거해 만든 메시 소재의 파우치(3000원)부터 가죽 열쇠고리까지 종류와 디자인이 다양하다.


	'밀리미터밀리그램' 이태원 사옥 2층 '프라이탁' 매장.
'밀리미터밀리그램' 이태원 사옥 2층 '프라이탁' 매장.

	리폼-업사이클링 제품 만나는 공간들


글= 박근희 기자 ㅣ 사진= 김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