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봄 햇살 받으며 타박타박 걷기 좋은 산책길

아기 달맞이 2014. 4. 10. 06:43

온 세상이 깨어나는 봄, 겨우내 굳어 있던 내 몸도 깨워보자. 아이의 손을 잡고, 남편과 팔짱을 끼고, 혹은 나 홀로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하며 걸어보자. 마냥 걸어도 좋다. 길은 끝이 없고 봄은 이제 시작이니까!





 

유모차도 끌기 편한 장애물 없는 숲길
서울 안산자락길


맑은 하늘을 우러러보기에 알맞고 개나리와 매화가 만발해 봄을 맞이하기에 좋은 길 중 하나. 안산자락길은 독립공원, 서대문구청, 연희숲속쉼터, 한성과학고, 금화터널 상부, 봉원사, 연세대 등 어느 곳에서 들어서도 좋은 길이다. 접근 경로가 다양한 만큼 출발지에 따라 느낌이 확연히 다른 것도 이 길의 매력. 옛 서울의 서쪽 관문인 독립문사거리 옆 독립공원에는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재현해놓은 서대문형무소가 있고, 그 뒤로는 안산의 한적한 숲길을 따라 자락길이 조성돼 있다. 안산자락길은 걷다 보면 다시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고, 보행 약자도 안산에서 산림욕을 즐기며 편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순환형 무장애 숲길'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메타세쿼이아, 아까시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으로 이뤄진 숲을 지나 흔들바위, 너와집쉼터, 북카페, 숲 속 무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만날 수 있다. 인왕산, 북한산,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어 서울의 매력을 확인하기에도 그만이다.
코스한성과학고→안산천약수터→무악정→연흥약수터 부근→시범아파트 철거지→한성과학고 문의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02-330-1938



시간 속을 거닐다 경복궁 · 효자동길


오늘 일기예보에서 내일 날씨 '화창'이라고 한다면 가족과 함께 경복궁으로 나가보자. 경복궁과 효자동을 걷는 코스는 과거와 현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조선왕조의 찬란했던 6백 년 역사를 마주하고, 전·현직 대통령의 주요 정책 및 활동 내역도 만나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역사·사회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습 산책길로도 좋다. 경복궁의 멋스러운 돌담길, 전각, 연못 등을 둘러보고 근정전, 경회루 등을 지나 청와대 앞길로 이동하면 된다. 시간을 뛰어넘는 듯 운치 있는 가로수 산책길에서 여유로운 도보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도보 코스의 끝에 자리한 청와대 사랑채에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서울에 대한 이야기 전시, 한국의 역사가 담긴 대한민국관 등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걷기와 관람을 적절히 누릴 수 있다.
코스경복궁 매표소 앞→광화문→흥례문→근정문→근정전→사정전→경회루→강녕전→교태전→자경전→향원전→청와대 사랑채 문의 서울도보관광 02-6925-0777



서울의 몽마르트 낙산성곽길

보물 제1호 흥인지문에서 시작해 한양도성 탐방로를 따라 낙산공원 전망대에서 봄이 살포시 내려앉은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도보 코스다.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 이화장까지 닿게 된다. 사적 제497호인 이화장은 이승만 대통령 내외가 해방 후 귀국해 1947년부터 머물던 곳이다. 1948년 7월에는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초대 내각을 발표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낙산공원 및 성곽길은 전망이 탁 트여 로맨틱한 데이트나 각종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천천히 걷기 좋도록 아담하게 조성된 공원길은 봄날 오후의 산책로로 제격이다. 해 질 무렵이면 낙산공원과는 분위기가 180도 다른 젊음과 문화의 에너지로 충만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도 덤으로 만날 수 있다.
코스흥인지문→한양도성→비우당→낙산공원→낙산전시관→이화장 문의 서울도보관광 02-6925-0777



정감 어린 서울의 숨은 옛 골목길 서촌한옥마을길

인왕산 아래 골목골목마다 옛 문인들의 정취와 근현대 소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서촌한옥마을길. 관광객들이 점령하다시피 한 북촌한옥마을 코스에 비하면 아직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도보 여행 코스다. 북촌이 전통 한옥의 예스러운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서촌은 1910년대 이후 대량으로 지어진 개량 한옥이 주를 이뤄 대조를 이루는 점도 재미있다. 서촌한옥마을은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의 중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가, 근대에는 화가 이중섭과 시인 윤동주 등 예술가들이 이곳에 터전을 잡았으며, 지금도 이들의 가옥이나 집터 등이 남아 있다. 카메라를 준비해 옛 정취를 담아오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잠시 정겨운 옛 골목길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휴식 같은 골목길이다.
코스경복궁역→통의동 백송터→통의동 한옥마을→통인시장→옥인동 윤씨가옥→옥류동→배화여고→사직공원→경복궁역 문의 서울도보관광 02-6925-0777



유생들의 삶은 어땠을까? 성균관길


조선시대의 국립대학이자 공자에게 제사를 드리는 사당인 성균관. 이곳에 기거했던 유생들의 일상과 이들이 생활한 공간, 그에 얽힌 인물들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코스다. 국왕이 성균관에 행차해 과거를 거행할 때 머무르던 건물인 비천당, 국왕이 성균관에 도착하면 가마를 내려놓고 주변에 장막을 쳐 휴식을 취하던 공간인 하련대, 시중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성균관의 귀한 도서들을 보관하던 존경각, 여름이면 성균관 유생들이 학업에 지친 심신을 달래며 수영을 즐겼던 성균관의 하천 반수 등 성균관 구석구석이 마치 역사 드라마 속으로 들어온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다양한 성균관 유생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산책 코스로 다 둘러보려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주말에만 운영된다.
코스탕평비→하마비→반수→삼문→대성전 영역→비천당→은행나무→명륜당→존경각→육일각→향관청→정록청 문의 서울도보관광 02-6925-0777



진달래·철쭉 향기가 폴폴 부천 둘레길의 향토유적숲길

경기도 부천의 대표산인 원미산 능선을 따라 걷는 코스로 진달래가 많아 가족과 함께 가볍게 봄맞이하는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청동기·철기시대 유적지인 고강선사유적공원에서 시작되는 1코스 향토유적숲길은 봄이면 철쭉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조선 제9대 왕인 성종의 다섯째 딸인 경숙옹주 묘로 이어져 있다. 봄철에는 고강선사유적공원의 철쭉축제와 원미산 진달래동산에서 축제가 열려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진다. 다만 안내 표지가 다소 부족하고 구로 올레길과 일부 겹치지만, 대부분 능선길이라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다. 10명 이상의 단체 이용시 전화로 부천 둘레길 숲 해설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코스고강선사유적지→경숙옹주묘→까치울정수장→부천무릉도원수목원→청소년수련관→진달래동산→원미정→소사역 문의 부천시청 녹지과 032-625-3571~2



이야기가 있는 문화 생태 탐방로 토성산성어울길

2010년 서울시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이야기가 있는 문화 생태 탐방로'로 지정된 산책길이다. 몽촌토성역에서 시작해 올림픽공원, 성내천, 마천전통시장을 거쳐 남한산성을 오르는 19.6km의 길로 몽촌토성에서 남한산성까지 이어진다 하여 '토성산성어울길'이란 정겨운 명칭을 얻었다. 역사·문화자원으로는 한성백제의 고대 유산인 몽촌토성과 토성 위에 자리 잡은 몽촌역사관, 한성백제박물관, 남한산성,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등이 있으며, 자연·생태자원으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100대 하천으로 선정된 성내천, 자연 생태 경관지역으로 지정된 방이습지, 수려한 경관의 남한산이 있다. 이외에도 탐방객들을 유혹하는 전통 먹을거리가 가득한 마천전통시장도 흥미롭다.
코스1코스 몽촌토성역→마천역, 2코스 마천역→남한산성 문의 송파구청 국제관광담당관 02-2147-2100



새롭게 떠오르는 걷기 명소 양평 물소리길

화사한 봄 날씨를 만끽하고 싶지만 멀리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서울에서 가까운 양평으로 향해보자. 경기도 양평군은 수질보호구역으로 공장이 없어 물과 공기가 맑은 것으로 유명하다. 중앙선 양수역에서 시작되는 물소리길은 국수역까지가 1코스(13.8km), 국수역에서 양평전통시장까지가 2코스(16.4km)로 모두 30.2km에 달하는 길. 물소리길 코스는 고들빼기마을, 전원일기마을, 단풍마을, 들꽃마을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시골 동네 골목을 지난다. 정창손묘, 이덕형 신도비, 몽양 여운형 생가, 양근향교, 들꽃수목원, 천주교 양근성지, 물안개공원, 양평군립미술관 등 이야기가 있는 볼거리도 풍성하다. 종착점에는 규모가 제법 큰 양평전통시장이 있다. 전국에 걷기 여행 열풍을 몰고 온 '제주올레'의 자매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도록 짚을 삼아 만든 오름 매트를 산길에 깔고, 나뭇결이 살아 있는 통나무 다리를 놓는 등 길을 만든 이들의 세심함이 느껴진다.
코스1코스 양수역→국수역. 2코스 국수역→양평전통시장 문의 물소리길협동조합 070-8666-0050



살랑살랑 걸어볼까? 파주 살래길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인 파주NFC 인근에 위치한 살래길은 이정표도 잘 돼 있고 산책이라는 말에 걸맞게 누구나 걷기 편한 길이다. '살래길'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은 몸의 한 부분을 가볍게 좌우로 흔드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 '살래살래'에서 따왔다고. 구불구불 살래살래 함께 걷는 길, '나'가 아닌 '우리 함께', '물음표 같은 길 되돌아올 때 느낌표 손에 쥐고 돌아오는 길'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름처럼 정다운 인상을 주는 살래길의 산책로는 순환형 코스로 총 4.2km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통일동산중앙공원(1구간 부근)에서 능선을 따라 전망대로 올라가면 파주의 관광 명소들이 한눈에 보여 눈도 즐겁다.
코스1구간 통일동산 중앙공원→고려역사박물관→파주NFC→검단사 입구 2구간 검단사입구→유승아파트 입구 문의 파주시 공원녹지과 031-940-4612



소설가 김유정의 작품 배경이 된 곳 봄내길의 실레이야기길

강원도 춘천 봄내길의 1코스로 김유정 문학촌과 함께 실레마을을 돌아보는 2시간가량의 짧은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친절한 길이다. 김유정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출발점을 만날 수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도 좋다. 문학촌과 금병의숙 주변에 먹을거리가 있으니 가족 주말 나들이로도 안성맞춤이다. 실레이야기길은 김유정역에서 시작해 다시 역으로 돌아오는 순환형 코스다. 춘천을 왜 '봄내'라고 부르는지는 생강나무 군락을 만나면 비로소 알게 된다. 실레마을은 마치 솥이 앉혀 있는 것같이 산으로 포근하게 싸여 있다.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으로 「봄, 봄」, 「동백꽃」, 「금따는 콩밭」 등 그의 소설 12편이 이곳을 배경으로 창작됐다. 김유정 문학촌에는 복원된 김유정의 생가와 전시관이 있으며, 산국농장 인근에 서양화가 함섭 스튜디오 등 작가들의 창작실이 여러 채 있다.
코스김유정 문학촌→산신각→저수지→금병의숙→마을안길→김유정 문학촌 문의 문화커뮤니티 금토 033-251-9363



푸른 녹차밭 사잇길을 걷다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의 그리움 짙은 녹색향기길

유홍준 교수가 그의 저서에서 "이처럼 소담하고, 한적하고, 검소하고, 질박한 아름다움도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곤 한다"라고 극찬한 길. 국보 13호인 극락보전, 무위사를 지나 월출산을 배경으로 10만 평의 녹차밭 사잇길을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걷기 여행 코스다.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4코스인 그리움 짙은 녹색향기길에는 문화유적도 곳곳에 분포돼 있다. 사진 찍기에도 좋아 출사지로 사랑받고 있는 33만㎡의 강진다원과 월남사지 3층 석탑, 과거 영암과 나주, 광주, 한양으로 이어지던 큰 길이었던 누릿재를 만나는 문화 생태 탐방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이 이어지지만, 월출산 자락에서 만나는 녹차밭의 장관은 모든 수고를 잊게 한다.
코스대월 달마지마을→월송마을→무위사→안운마을→강진다원→월남사지 3층 석탑→상월마을→누릿재→천황사 문의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314



흐드러진 매화에 취하고 산림욕도 즐기고 남도삼백리길의 천년불심길

맑은 공기를 흠뻑 마실 수 있는 산책길을 찾는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매년 3월 중하순경이면 선암사의 명물 매화를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길이다. 조계산의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남도삼백리길 9코스 천년불심길은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산림욕과 숲속정원을 걷는 코스로 미세먼지에 지친 몸을 맑고 깨끗한 공기 속에서 쉬게 할 만하다. 이곳을 찾은 이들은 하나같이 길이 예쁘기가 이를 데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계곡을 따라 걷게 되기 때문에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즐거움도 있다. 우거진 숲길을 걸으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중간에 위치한 보리밥집에서 보리밥 한 그릇 하다 보면 온전히 하루를 내어야할 수도 있다. 순천시에서 개발한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활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코스선암사→생태체험장→보리밥집→천지암→송광사 문의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4222



예술가들의 흔적을 느껴보자 토영이야길의 예술의 향기길

경상남도 통영은 국내 예술의 한 획을 그은 화가, 작곡가, 시조시인, 소설가, 시인을 배출했으며, 예술인의 흔적과 함께 다양한 역사 문화 콘텐츠가 살아 있는 도시다. 구도심 특징상 골목길이 많고 섬과 바다가 어우러져 도시 전체가 한 폭의 그림 같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심장부에 위치한 통영에서 3백 년을 꽃피운 통제영 문화가 지금 통영의 정신과 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다. 토영이야길의 1코스 길인 예술의 향기길은 구국의 영웅 이순신, 화가 김용주, 이중섭, 청마 유치환, 작곡가 윤이상, 시조시인 김상옥, 소설가 김용액, 박경리, 시인 김춘수의 흔적을 찾아 작품의 모태가 됐을 치열한 삶의 흔적과 예술혼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코스문화마당→동피랑 벽화마을→통영세병관→통영충렬사→중앙시장 문의 통영시 관광과 055-650-4612

<■글 / 정성민(프리랜서) ■자료 & 사진 제공 /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문화커뮤니티 금토, 물소리길협동조합, 부천시청 녹지과,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서울도보관광, 송파구청 국제관광담당관,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통영시 관광과, 파주시 공원녹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