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방

비염, 이젠 시원하게 숨 쉬세요

아기 달맞이 2014. 2. 10. 07:56

'비염, 코골이, 코피' 3종 세트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한결같이 하는 말이 치료받을 때 뿐이지 곧 재발한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얼마 전 내원한 30대 후반 아이 엄마는 고등학교 때부터 맑은 콧물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최근 8년간은 오전에 약을 안 먹으면 활동하기 힘들 만큼 콧물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눈도 가렵고 코도 가렵고, 여기에 추가로 코골이가 있는 사람도 있고, 아이들의 경우에는 코피가 자주 나기도 합니다. 옆에서 보기도 신경이 쓰이고 본인은 더 힘들겠지요. 자, 그러면 맑은 콧물과 코피가 왜 날까요?

먼저 만성 비염 증상의 하나인 콧물에 대해 살펴보자면, 비염은 코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인데요. 엄밀히 말하면 염증 반응이라는 것은 인체의 치유 과정 중 하나입니다. 염증은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으려고 혈류를 늘리는 반응인데요, 혈류량이 많아지고 혈관이 부풀어 오르니 콧물이 줄줄 나오거나 그 혈관에서 열을 발산하면 코가 마르고 막히는 증상이 반복됩니다. 인체 스스로 과잉된 열을 발산하고자 하는 행위인데 이때 혈관을 수축하는 약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거짓말처럼 증상들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몸속에서 과잉 생산된 열은 빠져나갈 길을 잃어버리고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약 기운이 떨어져갈 때쯤 리바운드 현상처럼 다시 증상이 시작되고, 약의 복용량은 점점 늘어나는 과정을 겪습니다. 코피는 사실 여러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비염과 연관해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과잉 생성된 열을 코로 내뿜는 과정에서 인체는 혈관을 부풀려 표면적을 넓혀 그 열을 발산하려 합니다. 코피가 자주 나는 아이의 콧속 혈관을 살펴보며 의사 선생님들이 불룩하게 튀어나왔다고 표현하는데요.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니 혈관벽이 얇아져 작은 자극에도 쉽게 파열되면서 코피가 자주 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코피나 맑은 콧물은 인체의 자정 작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증상을 억제하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그 노폐물은 언제고 다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흔히 말하는 잦은 재발과 만성화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만성화되어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 분들은 반드시 식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먹는 음식이 곧 나'이며, 먹는 음식으로 세포도 만들고, 호르몬도 만드는데요.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먹지 말아야 할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인스턴트식품, 과자류, 밀가루(글루텐이 첨가된 것), 양념이나 첨가물이 많은 음식은 간에서 해독 작용을 거쳐야 하므로 비타민과 미네랄 소모가 많아지므로 되도록 멀리합니다. 또한 이들 음식은 위산을 자극해 코 쪽으로 열을 올리기도 하고요. 그 외에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지방과 신선한 단백질을 섭취 해야 하는데요. 오리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올리브유나 생들기름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염이 심한 분들은 반드시 탄수화물의 양을 줄여야 합니다.

저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요. 비염과 음식의 중요성에 관한 글을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kidzfood)에 올렸더니 스스로 음식을 바꾸고 비염이 완치됐다는 분들의 덧글을 받았습니다. 먹는 음식이 열을 생성하는 음식이라면 반드시 그 열은 빠져나가야 합니다. 순환이 잘되는 건강한 사람은 소변이나 대변으로 노폐물을 배출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과잉 생산된 열이 약한 부분을 타고 다니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럼, 올 한 해는 건강하게 식사하시고, 뻥뻥 뚫린 코로 시원하게 숨 쉬세요!

한의사 김수경은…

진료 전문 10년 차 한의사. 한약만큼이나 식생활 개선을 강조하며, 블로그 '한의사 김수경의 착한 밥상'(blog.naver.com/kidzfood)을 운영 중이다. 2008년 개그맨 이윤석과 결혼한 6년 차 주부로 '남편 건강 프로젝트'를 몸소 실천 중이다.

기획_하은정 기자 | 글_김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