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정동진 해돋이 기차여행

아기 달맞이 2013. 12. 31. 07:42

숙소 걱정 마세요 … 기차에서 푹 자고 나면 정동진 일출

정동진역 소나무

정동진 하면 1995년 국민드라마로 통했던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떠오른다. 특히 배우 고현정이 외로이 서 있는 소나무 앞에서 비둘기호 열차를 기다리는 장면은 아무래도 잊히지가 않는다. 정동진은 드라마가 방영되자마자 대한민국 대표 기차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돋이 기차여행=정동진’이라는 등식은 전혀 깨지지 않고 있다.

정동진역
◇정동진 해돋이 열차를 타야하는 이유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면 2시간30분인데,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원도 강릉 정동진역까지는 5시간이 넘게 걸린다. 정동진 일출을 보려면 무궁화호 야간열차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동진 해돋이 열차는 자리가 없어 못 타는 경우가 많다. 정동진이 서울 광화문의 정동(正東) 쪽에 위치한 일출명소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정동진행 야간열차를 타면 자연스레 숙소 문제가 해결된다. 정동진역 주변에 있는 숙박업소는 연말이면 바가지요금을 씌우기 일쑤다.

무엇보다 정동진역은 기차여행의 낭만과 가장 잘 어울린다. 이른 새벽에 정동진역에 내려 해변을 거닐다 보면 수평선 위로 계란노른자 같이 동그란 해가 솟아오른다. 소나무와 철길,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평생 잊기 힘든 감동의 장면을 연출한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에게는 느릿느릿 움직이는 기차 안의 시간이 오히려 더 소중할 수 있다.

◇어떻게 갈까?

일반적으로 청량리역에서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정동진역에 내린다. 평일은 기차표 구입이 수월하지만, 주말ㆍ크리스마스ㆍ신년에는 쉽지 않다. 정동진 외에 일대의 유명관광지(경포대ㆍ커피거리ㆍ묵호항ㆍ환선굴ㆍ정선레일바이크 등)를 같이 묶어서 판매하는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코레일(1544-7788, http://www.korail.com), 코레일관광개발(02-2084-7786, http://www.korailtravel.com), 해밀여행사(1577-7788, http://www.tourkorail.com)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성공적인 정동진 해돋이 기차여행을 위한 노하우

정동진 해돋이 기차여행은 12월 주중, 주말(6, 13, 20, 27일), 크리스마스(24일), 신년(31일) 중에서 언제가 좋을까? 혼잡도도 보면 신년, 크리스마스, 주말, 주중 순이다. 날짜를 고를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 추위가 싫다면 : 12월 초에 갈 것! 12월 1일 일출시간은 07:21, 1월 1일 07:40이니 20분 차이가 난다. 추위와의 전쟁이 싫다면 12월 초에 가기를 적극 추천한다.

- 주중과 주말은 다르다 : 주중에는 기차표를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주말에는 기차표 예약이 어렵다. 워낙 구매자가 많아 5초면 매진된다. 심지어 신년해돋이 열차표는 1초도 안 돼 사라진다. 그러니 주중은 자유여행, 주말과 특별한 날은 패키지를 이용하자.

- 커플이라면 : 크리스마스에 갈 것! 20~30대 손님이 대부분이라 눈치 보지 않고 오붓한 커플여행을 즐길 수 있다. 커플손님이 줄을 지어 손을 잡고 걷다가 화장실 앞에서 쫙 갈라진다. 연계버스를 탈 때 여성을 창가에 앉히고 남자끼리 통로를 사이로 맞대고 있는 신기한 모습은 크리스마스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실제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기차 한 칸(72석) 전부 커플이 탑승했다.

기차여행 전문가 박준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기차여행의 본좌. 개인 홈페이지(traintrip.kr)와 책 ‘대한민국 기차 여행의 모든 것’을 통해 탄탄한 팬을 확보하고 있다.
- 특별한 날 : 신년 해돋이를 갈 것! 1년 중 정동진에 사람이 가장 많은 날이니, 혼잡과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코레일 및 여행사에서 전세열차를 운행하는데, 전화나 인터넷으로 일정과 비용을 꼼꼼히 확인한 뒤 예약해야 한다. 판매 속도가 매우 빠르니 12월 초 패키지가 나오자마자 구매해야 한다.

 
기차여행 전문가 박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