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방

잘못된 의학 상식 바로잡아 건강한 여름나기

아기 달맞이 2013. 7. 17. 07:30

유난히 빨리 찾아온 여름, 시작부터 더위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더욱 각별한 건강관리가 요구되는 가운데 잘못 알고 있는 의학 상식들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건강한 여름을 위한 준비, 갖가지 속설을 비롯해 잘못된 건강 정보를 바로잡았다.





식중독, 무조건 끓이면 예방된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은 끓이면 예방이 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70℃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면 사라지지만 포도상구균은 아무리 가열을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포도상구균에 감염된 경우 감염된 환자가 음식을 만지면 전염되므로 각별히 주의하자. 잘못된 냉장고 보관 습관도 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냉장고 내부에 음식물이 묻어 있으면 세균 증식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여름철에는 특히 냉장고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남은 음식을 냉동실에 보관할 때는 냉동실 온도를 영하 15℃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자. 또 음식물의 냉동과 해동을 되풀이하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냉동식품을 실온에서 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식중독 균을 증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동은 냉장실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야 한다. 야외에선 밀폐된 용기에 넣어 흐르는 물에 녹이도록 한다.





SPF 기능성 화장품을 바르면
자외선 차단제를 따로 바르지 않아도 된다?


요즘 대부분의 화장품에는 SPF(Sun Protecting Factor; 자외선 차단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포함된 기능성 화장품들이다. 이런 표시 때문에 무더운 여름 기능성 화장품만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를 생략하는데, 이러한 기능성 화장품은 자외선 차단제보다 효과가 덜하기 때문에 2~3시간에 한 번씩 덧발라주거나, 되도록이면 자외선 차단제를 따로 바르는 것이 좋다. 특히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를 것. 6개월 미만 유아의 경우 피부가 얇고 외부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자외선 차단제 대신 옷이나 모자 등으로 가려주는 것이 현명하다.

물은 하루에 8잔 이상 마셔야 한다?

물에 대한 다양한 속설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8잔 이상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는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물 이외에도 커피나 차, 과일과 채소 등 다양한 음식을 통해 수분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갈증을 자주 느끼고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므로 하루에 물을 8잔 이상 마시는 것이 좋지만, 사람마다 수분대사 능력과 필요한 물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 수분 섭취량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하루에 필요한 적정 수분량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자신의 키와 체중을 더해서 100으로 나누면 본인에게 필요한 수분량이 나온다. 키 180cm, 몸무게 70kg인 사람이라면 하루에 2.5L의 물을 마시면 된다. 여름철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할 때는 땀으로 빠져나간 염분을 수분으로 보충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스포츠 음료 혹은 소금이나 칼륨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장 청소는 다이어트에 좋다?


장 청소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속설로 한때 장 청소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장을 세척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체중은 감소하지만 이는 체지방이 아닌 수분이 빠진 일시적 효과다. 노폐물이 제거되고 독소가 흡수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있지만 장 청소 자체는 다이어트와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인위적인 장 청소는 대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장은 특별한 질병이나 의학적 장애가 없다면 자연적인 배설만으로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다. 장 청소를 너무 자주하게 되면 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도 하고 싶다면 물을 많이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형이 따로 있다?


모기에 유난히 자주 물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그 사람의 혈액형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다. 열과 이산화탄소, 냄새를 좋아하는 모기는 사람 몸에서 배출되는 땀 냄새, 호흡하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운동한 뒤 생기는 젖산 등에 강한 유혹을 느낀다. 따라서 몸에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호흡을 많이 내쉬는 사람은 모기의 공격 대상이 된다. 살이 많이 찐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표면적이 넓어 모기에 더 쉽게 물릴 수 있고, 열이 많은 어린이가 노인보다 더 잘 물리는 경향이 있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몸을 깨끗이 하고 샤워를 자주 해서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모기에 물렸을 때 손톱으로 십자 모양을 만들면 가렵지 않다는 속설도 잘못된 상식이다. 모기에 물린 부위를 긁거나 십자 모양을 만들면 주위 조직들을 자극해 더 가려움을 느끼게 되고 상처를 크게 만들어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할 것.





여름철엔 보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


'여름에 한약을 먹으면 땀으로 배출돼 효과가 없다'라는 말 역시 잘못된 속설이다. 땀은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1% 정도의 노폐물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논리라면 여름철에 먹는 모든 음식과 영양분이 땀으로 배출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무더운 여름에는 몸의 열을 다스리고 기를 보호하는 보약이나 한방 차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여름철 갈증을 풀고 기운을 돕는 대표적인 보약이 생맥산인데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1:2:1 비율로 물에 넣어 끓인 뒤 꿀을 타서 차로 마시면 더위를 이기는 데 효과가 있다. 맥문동은 심장의 열을 없애주고 활동력을 왕성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갈증을 자주 느끼거나 체질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좋다. 피로 해소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벌레 물린 데 침을 바르면 낫는다?


벌레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르는 것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민간요법이다. 때문에 모기나 벌레에 물렸을 때 습관처럼 손가락에 침을 묻혀 바르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행동이다. 침이나 손톱에 기생하고 있는 각종 세균이 상처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침 속에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 각종 세균이 번식하고 있어 모기 물린 자리를 통해 체내로 침투해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알칼리성인 침이 벌레의 독인 산성을 중화시켜 순간적으로 가려움을 해소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은 맞지만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의 위험성이 있고, 습한 여름철엔 상처가 덧날 수 있으니 상처에 침을 바르는 행동은 자제하자.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조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