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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이외수

아기 달맞이 2013. 2. 12. 08:24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을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 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 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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