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방

치료약도 없는 노로바이러스 기승

아기 달맞이 2013. 1. 29. 06:56

최근 주변에서 생선회나 날음식 먹었다가 장염으로 고생하시는 분 많죠? 독감과 함께 한겨울 식중독으로 불리는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겨울보다 4배가 넘는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식중독은 덥고 습한 여름철에나 유행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질 수록 더 유행하는 게 특징입니다.

- 독감과 비슷한 증세.. 하지만 백신도 치료약도 없어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하루 정도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구토, 오한, 설사 등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입니다. 요즘 병원마다 북적이는 환자들 대부분이 절반이 독감, 절반이 노로바이러스 환자라고 합니다. 고열과 구토, 오한 등의 증세가 유사하기 때문에, 의사들도 검사결과가 나오기 이전에는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은 특히 굴이나 조개, 생선 같은 수산물을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 감염되기 쉬운데요. 주로 집단배식에서 조리자의 손을 통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입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오염된 구토물이나 대변이 다른 사람의 손에 묻고 그 손을 통해서 입으로 균이 들어가는 거죠.

문제는 올 겨울엔 특히, 검출된 노로바이러스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변종이어서 면역력을 갖춘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이 걸리고, 걸렸을 경우 증세는 훨씬 심각합니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요. 국내 바이러스 검출 건수도 급증해 환자 수가 지난해의 4만 천 명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15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독감과 다른 점은 예방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 겁니다. 한번 감염되면 속수무책인 만큼 더 조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노로바이러스 환자... 힘들어도 최대한 먹어야 합니다.

학교나 식당 등 집단배식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장염 증세로 동네병원에 가면 같이 식사한 분들은 괜찮은지를 묻는다고 합니다. 제 주변에서도 최근 일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했던 5명 중 4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요. 빠르면 식사한 뒤 5-6시간부터 증세가 나타나는데 고열과 복통, 구토, 설사에 시달려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견디기 힘들다고 해서 계속 굶으면 탈수에 합병증이 와 심각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들은 특히 5세 이하 영유아나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은 먹지 못하면 2-3일 만에도 탈수, 심부전증 등이 올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수분과 영향을 섭취하고 증상이 시작됐을 때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합니다.

- 한 번 걸렸더라도 언제든 또다시 걸릴 수 있어요

전 세계를 강타한 이 변종바이러스는 독성이 강해 한번 심하게 앓았더라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독감은 예방백신도 있고, 항체도 생기고, 치료제도 있는 데 비하면, 노로바이러스가 그만큼 더 위험한 겁니다. 사실 병원에 가도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약으로 고통을 줄이고 주사로 영양을 섭취할 뿐 자연스럽게 낫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 심하게 앓았다고 해서 안 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또 다시 걸릴 수 있는 만큼 음식 끓여먹고 손 잘 씻고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 노로바이러스 피하는 법... 끓여드세요!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변종 바이러스, 음식을 끓여먹기만 한다면 피할 수 있습니다.

일반 식중독균에 오염된 음식은 팔팔 끓여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세균의 독한 배설물 때문인데. 중금속이 들어있는 음식을 끓여도 소용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은 100도 이상에서 충분히 끓이면 장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노로바이러스는 60도에서 30분 이상 끓여도 살아남고, 냉장상태에서도 열흘 이상 생존하는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100도에서 1분 이상, 70도에서는 5분 이상 끓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일반 식중독과 다른 점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은 눈으로도, 맛으로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일반 식중독균에 오염된 음식은 상한 음식, 부패한 상태이기 때문에 곧바로 식별이 가능하지만, 노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은 열심히 살펴보고 맛을 본다고 해도 감염되지 않을 방법이 없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냉장고에 있던 음식을 꺼내 뜨겁게 끓이지 않고, 전자렌지 등에 데워먹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3월까지 유행할 것으로 보여 개학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는데요. 모든 균이 손을 통해 전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손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한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