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비. 바구니에 화분을 여러 개 넣고 가지를 아래쪽으로 뻗게 하면 싱그러운 초록색 ‘폭포’를 만들 수 있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 기자
촬영 협조=메종 드 파리, 캐스 키드슨
선인장꽃, 공기정화 식물이 가장 잘 나가
2 시클라멘(붉은 꽃)과 스파티필룸. 굵은 면실로 짠 코바늘 뜨개 주머니와 마 소재의 냅킨을 이용해 화분에 옷을 입혔다.
김 사장은 “요즘 제일 많이 찾는 종류”라며 시클라멘·칼란코에·칼란디바·천냥금 등을 추천했다. 모두 색색의 꽃을 피우는데 꽃잎의 크기는 어른 손톱만 하다. 지름 10cm 크기의 화분에 2~3뿌리 정도 담겨 있고 판매 가격은 3000~6000원이다. 이들 식물의 가장 큰 장점은 ‘잔손이 안 간다’는 점이다. 물은 2주일에 한 번씩 한 컵 정도면 충분하다. 햇빛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조량이 짧은 겨울에도 걱정 없다. 창가에 놓아두고 통풍만 관리해 주면 더 이상 신경 쓸 일 없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인기 좋은 화분에는 음이온 식물도 있다. 이른바 실내공기정화 식물로 불리는 신고디움·스파티필룸·아이비 등이다. 이들 식물은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넓은 잎을 통해 실내의 유해한 공기를 제거하고 습도를 조절한다. 스파티필룸은 흰색 꽃이 핀다. 이들 역시 1주일에 한 번, 한 컵 정도의 물만 주면 잘 자란다.
“화분에는 클래식한 옷이 어울리죠”
시에스타 이정화 실장이 제안하는 ‘화분 옷 입히기’는 화분 겉을 다른 것으로 감싸는 것을 말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화분들은 크기가 크든 작든 주황색 토분이거나 토분을 흉내 낸 플라스틱 그릇이 대부분이다. 처음 토분을 만들어낸 사람은 나름 ‘흙’이라는 자연을 연상시키기 위해 만들었겠지만, 정작 이게 실내로 들어왔을 때는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현대적인 가구, 다양한 천 제품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한다. 그 때문에 실내에 화분을 들여놓고 싶어도 적당한 위치를 찾지 못해 망설이다 베란다에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다. 이 실장은 “작은 꽃 화분에 옷만 입히면 실내 곳곳에 놓아두기가 훨씬 쉬워진다”며 “주방 식탁, 거실 테이블, 현관 앞 콘솔, 침대 옆 미니 테이블 등에 꽃병 대신 세워두면 좋다”고 조언했다. 꽃병을 사용하게 되면 새로운 꽃으로 매번 바꿔줘야 하고 썩기 전에 물도 제때 갈아줘야 한다. 마른 꽃을 버리는 일도 귀찮다. 이 실장은 “예쁜 옷 입은 꽃 화분이라면 이런 화병의 단점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3 스파티필룸. 미니 도자기 욕조처럼 장식적인 용기는 화장대 또는 콘솔 등에 잘 어울린다. 4 시클라멘. 꽃의 색깔이 화려하다면 화분 그릇은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이 좋다. 5 시클라멘. 문양이 화려한 앤티크 도자기 접시에 화분을 올려두어도 색다른 멋이 난다. 6 칼란코에. 투박하고 커다란 질그릇에 작은 꽃화분을 담아 서양식 정원의 분수대 분위기를 냈다. 7 천냥금. 낡고 녹슨 듯한 금속 통은 나무 소재의 가구들과 잘 어울린다.
물론 어떤 종류의 소재와 색깔을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 실장은 색이 너무 튀지 않는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추천했다. 거친 소재의 헝겊 주머니나 대나무를 꼬아 만든 바구니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밑을 자른 갈색 종이봉투를 씌우면 방금 꽃집에서 선물받은 느낌이 난다. 식탁 위에 두고 싶다면 주방과 어울리는 소재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식탁 한가운데에 맘에 드는 무늬와 색깔의 커다란 쟁반을 두고 그 위에 작은 꽃 화분을 여러 개 두면 훌륭한 미니 정원이 완성된다. 나무 식탁에는 오래된 듯 녹슬어 보이는 금속 케이스도 어울린다. 서울 강남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상가에 가면 주방 국자걸이에 걸 수 있도록 S자 고리까지 달린 다양한 모양의 금속 케이스들을 몇 천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