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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년이고 싶습니다|

아기 달맞이 2011. 11. 2. 19:49

 

 

 

 

 

이런 중년이고 싶습니다

세월을 따라가는 게
인생이라지만
바람 목에 매달려있는
덩그런 낙엽이듯
중년의 길목에서

뱃고동 소리
여울져 가는 세월 앞에
청춘이듯 왜 이리도
그리움만 쌓여만 가는 지요

찬바람이라도 불어 올 때면
내 손을 꼭 쥐여 줄
그리운 사람을 하나 만나면
좋겠습니다.

비록 멋은 부리질 않았더라도
벙거지 모자를 쓰고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이라도
당신의 마음을 내게 줄 수 있고
내 마음 또한 당신께 모두 줄 수 있는
마음 편한 그런 사람이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한번쯤은 꼭 만나서
정다운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
담소를 나누면서 호젖한 시골의
신작로 길을 둘이서 걸어 보고 싶고
읍내 오일장에라도 함께 나가서
비록 천막이 처지고 먼지가 자욱한
선술집이지만 김치 안주에
막걸리 한잔씩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정이 묻어나는 그런 사람이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옷깃을 염이여 주고
비가 오면 우산을 받쳐주고
갈증이 나면 마음을 담아 두 손으로
냉수 한 사발을 떠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이 즐겁다면
내일은 거울을 보고
나, "어제 참으로 즐거웠지"? 라고
혼자서 행복하게 미소 지으며
내가 내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는
마음만은 수정처럼 맑은 그런
중년의 사람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