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글

법정스님 유언장 공개

아기 달맞이 2011. 9. 28. 17:50

내 책 절판하라” 유언 확인… 출판사들 “협조” “법적 문제”

법정 스님의 유언 집행인인 김금선 씨(법정 스님의 전남대 상대 동기)와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는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2월 24일 서명된 법정 스님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이 유언장은 저서를 더 내지 말라는 ‘남기는 말’과 상좌들에게 당부하는 ‘상좌들 보아라’ 등 2장으로 구성됐다.

법정 스님은 ‘남기는 말’에서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롭게’에 주어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토록 해 달라. 그러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는 출간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스님은 상좌들에게는 “덕조는 맏상좌로서 결제 중에는 제방선원에서, 해제 중에는 불일암에서 10년간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한 후 사제들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며 “덕인, 덕문, 덕현, 덕운, 덕진, 덕일은 맏상좌인 덕조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신의와 예의로 서로 존중하고 합심하여 향기로운 도량을 이루고 수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무소유’ 등을 낸 범우사 윤형두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당분간 스님의 책을 절판하겠다. 출판계약 등 법적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법문집 ‘일기일회’ 등을 낸 문학의숲 고세규 대표는 “스님의 유지가 확인됐으니 따르는 게 맞다. 절판 과정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