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겨울이 지나고
햇빛 따스한 봄이 오면
어머니께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무거운 이불들을 싸고있던
홑청을 뜯으셨다네
어머니 손끝을 따라 하얗게 표백된 홑청을
길고 긴 빨래줄 작대기에 기대어
넒은 뜰 앞마당
하나 가득 펼쳐 널어 놓으면
봄바람 따라 흩날리던
흰백색의 눈부신 너울
신부처럼 단장한 너울 사이엔
또다른 세상이 있었다네
그 너울 가운데 스미던 햇빛과 함께
돌며 돌며 춤추던 계집아이
망가진 홑이불 사이로
어머니께 꾸중을 듣던
내 어린시절
그 봄날의 단상이여...
'$cont.escTitle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사람을 만나라 (0) | 2011.07.22 |
---|---|
참 행복한 아침입니다 (0) | 2011.07.19 |
쏟아지는 달빛 속에서 (0) | 2011.07.15 |
가벼운 사람과 무거운 사람 (0) | 2011.07.15 |
내 기억속에 넣고 싶은 사람 (0) | 2011.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