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도종환 / 어떤 편지

아기 달맞이 2011. 4. 17. 22:16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 숲의 나무들이 시들고
눈발이 몇 번씩 쌓이고 녹는 동안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나던 그때는
내가 사랑 때문에 너무도 아파하였기 때문에
당신의 아픔을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헤어져 돌아와 나는 당신의 아픔 때문에 기도했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아껴온 나의 마음을 당신도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만나
우리 서로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생각합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진실로 모든 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도종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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