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으름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아기 달맞이 2011. 3. 31. 00:00

9~10월에 열리는 열매의 과육은 솜사탕을 말아놓은 것처럼 희고 달콤하다. 그 모양이 얼음 같아 어름, 우름, 으름으로 불리게 된 건 아닐까.
 
5월 초입, 하동 악양 뒷산 계곡 초입에서 으름을 만났다.
야생화를 찾아 땅만 기웃거리다 그냥 지나칠 뻔 했는데 달콤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철도 아닌데 아까시나무 꽃이 벌써 피었을까.., 둘러보니 무성한 잎 사이로 주렁주렁 매달린 연자갈색 으름 꽃이 한눈에 들어온다.
3센티 내외의 암꽃은 3장의 꽃받침을 다소곳이 다문 반면, 그보다 작은 수꽃은 꽃받침을 뒤로 한껏 재낀 채 흥부네 가족처럼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3센티 내외의 으름 암꽃

 


으름은 으름덩굴과의 덩굴성 낙엽활엽관목이다.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의 산자락, 계곡 주변에서 흔히 자라며, 일본이나 중국에도 분포한다.
지방에 따라 으름덩굴, 우룸쭐, 우름, 어름, 먹통(전남 구례), 조령(제주) 등으로 불리며, 한자어로 木通, 林下婦人이라 칭하기도 한다.
10월에 길이 6-10cm의 긴 타원형 열매가 맺는데, 익어 벌어진 모양이 여성의 상징을 닮아 林下婦人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 같다.

3장의 꽃받침을 뒤로 활짝 재낀 으름 수꽃
www.naturei.net 2006-05-04 [ 유걸 ]

으름 잎은 다섯 장의 작은 잎이 돌려난 형태로 사람 손 모양을 닮았다.
작은 잎은 대개가 다섯 장이지만 6~9개 달린 으름도 있다. 속리산과 안면도 등에서 발견되는데 여덟잎으름이라고 부른다.
어린 순은 나물로 한다.
4~5월에 연자갈색의 꽃이 달리는데,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따로 핀다.
9~10월에 열리는 열매의 과육은 솜사탕을 말아놓은 것처럼 희고 달콤하다. 그 모양이 얼음 같아 어름, 우름, 으름으로 불리게 된 건 아닐까.
자연농업에서는 벌어지기 직전의 열매를 천혜녹즙으로 담가 농작물의 맛과 향을 높이는데 사용한다.

9~10월에 열매가 익는다. 과육은 흰색이다

줄기와 열매, 씨앗을 한방에서 약재로 쓴다.
줄기(목통:木通)는 봄과 가을에 거두어 잎과 가지를 다듬고 햇볕에 말린다.
열매(팔월찰:八月札)와 씨앗(예지자:預知子)은 여문 열매를 따서 말린다.
오줌내기약, 염증약, 아픔멎이약, 배농약으로 콩팥염, 심장병으로 인한 부기, 신경통, 관절염, 임신부의 부기에 쓴다(약초의 성분과 이용/과학백과사전출판).

실생, 삽목(꺾꽂이), 취목(휘묻이)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번식시킬 수 있다.
삽목의 경우 이른 봄 싹트기 전이나 장마 때 지난해 자란 가지를 3-4마디(10-15cm)씩 잘라 반 정도 묻히게 꽂으면 활착이 잘 된다.
창문가나 시렁, 퍼골라 등에 얹어 집에서 관상용으로 키우고자 할 때에는, 나무를 여러 개 심고 반그늘에서 키워야 열매가 잘 맺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