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체험을 하다보면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먹거리다.
자극적인 조미료에 입맛이 길든 사람들은 간이 덜 된 듯한 채소 위주의 식단이 입에 맞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찰음식이 곧 건강식’이란 생각으로 식탐을 버리고 절제된 사찰음식에 적응한다면 그것 또한 큰 깨달음이 될 수 있다.
사찰음식 중에서도 여름철 기운을 북돋워주고 피를 맑게하는 연꽃음식은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불가에서 연꽃은 극락세계를 상징하는 꽃으로 연잎밥과 연꽃차는 오랜기간 스님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예로부터 연꽃은 지혈작용이 탁월해 위장관, 기침, 치질 등 내부출혈에 약재로 쓰였으며 버섯독과 설사, 요통, 야뇨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연꽃은 뿌리, 줄기, 잎, 꽃은 물론 씨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연의 뿌리인 연근은 조림이나 물김치 재료로 주로 이용되고 강판에 갈아 솔잎과 함께 끓인 송연죽과 천연색을 입혀 구워낸 오방연근전에도 쓰인다.
연잎은 설탕을 뿌려 발효시켜 천연조미료로 쓰이기도 하고 찹쌀과 함께 쪄서 연잎밥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연꽃음식의 대표주자는 역시 수려한 꽃잎이 떠 있는 연꽃차다.
워낙 귀하신 몸이라 꽃 속에 녹차를 품게 해 숙성시켜 차로 이용하는 연꽃차는 사찰체험처럼 다수의 인원이 한꺼번에 차를 마셔야하는 때에 적당하다.
그래서 템플스테이 다담(차를 마시며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 시간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연꽃차다.
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