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사랑하는 동안 나는 늘 외로웠다/ 양애희

아기 달맞이 2010. 7. 17. 09:45

 

 

 

 

 

 

사랑하는 동안 나는 늘 외로웠다 / 양애희 

언덕길에 비껴선 투영의 들꽃처럼 
오래오래 깊은 잠에 취한 노래처럼 
정해진 잎은 있으되 줄기없는 운명처럼 
바람부는 빈 뜰에 혼자있는 나는 외로웠다. 

오래도록 그대를 사랑하면서도 
몸 속 운명의 꽃밥에 머물지 않는 나비처럼 
은빛 억새마다 흔들려 겹쳐지는 내 안의 그림자처럼 
가슴자리, 그렇게 참을 수 없는 눈물로 외로웠다. 사랑하면 할수록 
지문속에 박힌 침묵의 달 그림자 
못 견디어 하늘가에 보내도 
또 다시 곁에 두는 너로 하여 나는 외로웠다. 

이름없는 것들에 매달려 
그렇게 알듯 모를듯 허기진 그리움 
은사시나무 숲마다 기댄 세월의 절규위에서                        
오로지, 나를 위한 사랑을 한적 없는 나는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