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맛집을 찾아서]수원 권선동 '다래식당'

아기 달맞이 2010. 7. 3. 09:23

[경인일보=최해민기자]'입소문에 한 번 놀라고, 문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 또 한 번 놀라고, 마지막으로 맛에 놀란다는 그 집!'

전날 저녁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술자리의 여운이 아침 속쓰림으로 비화(?)될 때 사람들은 각자 해장을 하기위한 맛집들을 하나씩 떠올리게 마련이다. 수원 시내에서 이 집을 모르면 간첩이랄 정도로 맛집으로 유명한 다래식당은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마주하게 되는 얼굴들이 대부분 속쓰림에 지쳐있어 가히 해장 전문점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얼큰한 국물에 통째로 들어가 확실히 몸 보시하고 있는 동태, 다래식당의 유명세에는 바로 동태탕이 있었다. 청양고추와 무가 어우러져 동태탕의 맛을 한층 깊이있게 만들어 주고 여기에 탱탱하면서도 쫄깃한 동태살까지. 국물 한 번 떠먹으면 해장이 되고, 두 번 떠먹으면 보신이 된다는 평을 얻기에 충분하다.

   

"그날 팔 것만 사. 그것도 매일 새벽 농수산물시장에 직접 가서 골라오지."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1042의15,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근처에서 무려 15년동안 식객들의 속을 달래준 김경숙(58·여)씨.

정확히 그날 요리할 동태만 공수해 와 단 하루도 묵혀두지 않는다는데 첫번째 맛의 비결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게 근처에 바로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어 새벽에 그날그날 쓸 신선한 재료만 구입하기 때문에 어느 식당보다 좋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해 빻은 국산 햇고춧가루만 쓰고, 청양고추만은 직접 고른다는 김씨는 탕이든 밥이든 손님이 주문하면 그 때서야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15년 맛집의 비결이라고 한다.

   

동태탕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 동태지리. 고춧가루 없이 그대로 끓여냈지만 담백하고 매콤한 맛이 환상적이어서 '자장면과 짬뽕'의 고민이 이 집에선 '탕과 지리'의 고민으로 바뀐다.

게다가 식당에서 매일 아침 직접 만들어 내놓는 감자·두부조림 등 밑반찬류와 얼얼한 입을 달래주는 구수한 누룽지 한 그릇도 이 집 인기의 비결.

점심시간이든 저녁시간이든 식객들이 몰려 매일 문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는 모습도 다래식당만의 정취다.

김씨는 "젊은 처녀 총각들이 맛집이라고 찾아와선 밥을 먹고 가더니 언젠가는 또 결혼했다고 왔다가고 나중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모습에서 세월이 참 빠르단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오랜 단골들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걸 보는 재미에 이젠 가게를 쉬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는 김씨도 벌써 환갑을 바라보고 있다.

단골에 합류하고 싶다면 예약이 필수(다래식당:031-233-1627, 동태탕과 지리 각 8천원,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영업).